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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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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철 맞아 산행 중 야생버섯 채취 증가, 식용 가능한 버섯은 전체 ‘20%’에 불과
버섯도감, 전문가 동정도 무용지물…전문가들 “채취하지도, 먹지도 않는 것이 상책”


[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전국 산악지대의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서 늘어난 등산객과 함께 독버섯 중독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버섯 문외한인 필자는 직접 산행에 나서 먹을 수 있는 야생버섯을 채취해보기로 했다. 사진 = 최종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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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종화 PD] 전국 주요 산악 명소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서 행락철 등산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산에서 채취한 야생버섯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 또한 함께 늘어나자 산림청이 ‘독버섯 주의보’를 발령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여름은 극심한 폭염 뒤 잦은 강우와 급격히 낮아진 기온으로 야생버섯 발생이 폭증한 상황. 지난 추석 연휴 중엔 야생버섯을 넣고 불고기를 조리해 먹다 일가족이 중환자실에 이송되는 사고가 있었는가 하면, 지난 2일 무주군에선 야생에서 채취해 온 버섯으로 백숙을 해먹은 5명이 구토와 복통, 마비증세로 병원에 실려 가는 등 가을철 독버섯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산을 찾아 눈에 보이는 야생 버섯을 채취한 뒤 전문가에게 동정(생물의 분류학상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일)을 받아보기로 했다. 일반인이 독버섯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식과 속설은 과연 얼마나 일치할까?

[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산행 중 버섯이나 도토리 등을 발견했다고 무작정 주워왔다가는 각종 법령에 의해 큰 벌금을 물 확률이 높다. 송이버섯 채취 전문가와 함께한 구역에서는 형법에 의거한 경고문을 게재해놓았다. 사진 = 최종화 PD


산행 중 버섯 채취?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


이른 새벽 송이 채취 전문가와 함께 버섯이 잘 자라는 지리산 인근 송이 채취 구역을 찾아가 봤다. 필자가 현장을 찾은 것은 10월 중순으로 채취업 종사자들은 이 시기가 사실상 버섯 채취의 ‘끝물’이라고 설명했다. 소나무 뿌리에 기생해 상보적 관계로 자라는 송이버섯은 식용 버섯 중 으뜸으로 치는 최상품으로 다른 버섯류와는 달리 일정한 자리를 기준으로 원을 그리며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항간에는 “아들에게도 송이 자리는 안 알려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그러나 필자가 찾는 것은 독버섯. 실제 산행 중 송이버섯 채취를 위해 자생 지역을 침범하는 등산객이 많은데, 국립공원과 같은 국유림에도 임산물 채취 허가는 지역 주민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으니 산행 중 송이 채취는 범죄임을 기억해야 한다.


[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송이를 제외한 첫 야생버섯을 발견하자마자 버섯 도감과 스마트렌즈를 통한 확인에 나섰으나 사진이 모두 유사해 어느 버섯이라 특정하기 어려웠다. 사진과 실제를 비교한다고 해서 유사한 독버섯을 가려내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진 = 최종화 PD


육안으로 구별한다? 스마트렌즈도 ‘오락가락’


버섯 채취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내가 아는 버섯만 채취한다”고 강조했다. 송이, 능이와 같이 본인들이 수십 년간 채취해온 것만 취급한다는 것. 모르는 버섯을 볼 땐 궁금하기도 하지만, 일절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 등산객들의 버섯 채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은 어디일까?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버섯 채취 협조를 구해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를 직접 올라 살펴보기로 했다. 몸이 힘들수록 더 귀한 독버섯(?)이 나오길 고대하면서.


해발 700m 이상을 지나자 고목과 습한 지대가 보이면서 야생 버섯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발견한 버섯은 상부의 갓이 피어 위로 향한 버섯으로 포털사이트 스마트렌즈로 검색하자 유사한 생김새의 버섯 3~4종이 언급됐으나 육안으로나 렌즈로의 정확한 식별은 불가능했다. 갓이 넓은 느타리버섯처럼 생겨 하산하면 국을 끓여먹기 좋겠다고 잠시 생각해봤다.


산 정상부에서 발견한 버섯 또한 생김새가 기이했다. 가는 대 위로 골프공 만한 자실체가 있는 이 버섯은 꼭대기에 작은 구멍이 있었다. 인근에서 이 버섯을 자주 봤다는 관리인은 작은 구멍으로 포자가 날리며, 성체는 먹을 수 없는 버섯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송이 채취 전문가 역시 독버섯은 쉽게 부서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버섯은 조심스럽게 만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부서져 버렸다. 애석하게도 이 버섯은 이미 죽었으나 그 형체만 미라처럼 남아있는 상태. 역시 채취 후 조심히 보관해놓았다.


하산길에 마주한 버섯은 흔히들 독버섯 하면 떠올리는 ‘화려함’이 있는 버섯이었다. 형광 노란빛으로 여러 개의 다발이 뭉쳐 소나무 안쪽에 자라난 이 버섯은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화려한 색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마트렌즈와 도감을 통해 확인해봤지만 역시 비슷한 형태의 여러 버섯이 검색 결과로 나와 현장에서 바로 특정 지을 순 없었다. 이렇게 채취한 버섯을 모두 챙겨 들고 곧장 버섯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이들의 정체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필자가 채취한 버섯 중 식용 버섯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형광노랑색의 독버섯인 '갈황색미치광이버섯'을 본 한국농수산대학 장현유 교수는 환각증상을 일으키는 버섯이며, 식약처에서 지난해 마약류로 분류했음을 설명했다. 사진 = 최종화 PD


전문가도 야생 버섯은 두렵다, 왜?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만난 버섯학과 장현유 교수는 국내 버섯 학계 전문가로 강단에서 재배를 통한 버섯 산업화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조차 야생버섯은 볼 때마다 새롭지만 또 두렵다고 설명한다. 왜일까?


장 교수는 “1900종이 넘는 버섯의 종류를 인간이 모두 알 수 없고, 생육 환경에 따라 같은 종이어도 성체의 모양이 각양각색이라 독버섯 자체의 특징 또한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필자가 채취해간 버섯은 먹을 수 있는 버섯이었을까?


먼저 맨 처음 발견했던 습한 지대의 갓이 펴진 버섯은 삿갓외대버섯으로 확인됐다. 이 버섯은 외대덧버섯과 아주 유사하게 생겼는데, 외대덧버섯이 식용임에 반해 삿갓외대버섯은 독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대와 갓의 경계가 완전히 붙어 있느냐 홈이 져 있느냐로 구별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봐도 구별이 쉽지 않을 듯싶었다.


두 번째로 채취한 골프 공 모양의 버섯은 긴목말불버섯으로 상부 구멍으로 포자가 퍼지는 모습이 독특해 등산객들이 그 모습을 많이 촬영하는 버섯이었다. 식용 여부는 버섯 도감에도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았는데 유생일 때는 먹을 수 있으나 성체가 돼서는 먹지 않는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채취한 화려한 다발 버섯은 이름부터 충격적인 갈황색미치광이버섯으로 환각작용을 유발하는 독버섯이었다. 북한에서는 웃음독버섯, 미국과 일본에선 큰웃음버섯이라 불리는 이 버섯은 먹으면 안면신경이 마비되며 웃는 것처럼 보이게 되며 시력에 장애가 오는 등 중추신경계의 중독을 일으킨다. 지난해 식약처에서 해당 버섯의 성분을 마약류로 지정하면서 이젠 법적으로 채취 후 섭취 시 문제가 발생하는 무시무시한 독버섯이다.


[독버섯 주의보] 산행 중 만난 ‘야생 버섯’ 직접 따서 확인해보니… 예뻐 보여서, 맛있어 보여서 산행 중 채취한 야생 버섯이 식용일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결국 채취하지도, 먹지도 않는 것이 내 몸을 지키는 가장 좋은 보양책이었다. 사진 = 최종화 PD


야생버섯, 채취하지도 먹지도 말라?


장 교수는 등산객들이 흔히들 착각해서 채취하는 버섯으로 양송이버섯과 유사한 흰알광대버섯, 느타리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화경버섯, 그리고 영지버섯과 유사한 붉은 사슴뿔 버섯을 특히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그렇다면 독버섯을 골라내고 식용버섯만 채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장 교수는 손을 내저으며 “모르면 채취하지도 말고, 설령 채취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벌레가 먹으면 인간에게 안전하다는 말은 속설에 불과하며, 가열하거나 물에 끓여 먹는다든지, 기름에 볶아먹는다고 해서 버섯의 독소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며 야생버섯은 가급적 채취하지도, 먹지도 말아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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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자생 버섯은 약 1,900여 종으로 이 중 식용버섯은 20%인 400여 종에 불과하다. 필자가 채취한 버섯 역시 모두 독버섯 또는 먹을 수 없는 버섯이었다. 잠시간 “삿갓외대버섯으로 국을 끓여 먹어볼까” 고민했던 스스로를 원망해 보았다. 모르는 것은 뽑지도, 먹지도 말아야 한다. 버섯은 역시 사 먹는 버섯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최종화 PD fina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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