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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후쿠시마 오염수, 더 세게 정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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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할 수 없는 정치와 과학
논쟁 멈추면 누가 이익 얻나

[시론]후쿠시마 오염수, 더 세게 정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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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을 그만두라. 이제는 과학의 시간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가장 많이 들리는 이 말만큼 정쟁적인 주장도 없다. 과학이란 단어는, 불리한 논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혹은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지지하는 증거만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쉽게 정쟁의 도구로 악용된다.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전문가와 환경단체의 논리도 과학에 근거한다. 일본 정부를 포함해 문제없음을 주장하는 측 역시 자신만의 과학을 딛고 서 있다. 이렇게 과학은, 현재의 변화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될 때, 그 주장을 펼치는 측의 가치관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의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특히 중대한 문제에서 어떤 과학적 입장을 수용하느냐는 필연코 정치적 성격을 띠게 된다.


이 사안에 관련된 모든 국가나 단체, 전문가가 공통으로 인정하는 과학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오염수 방류가 수십 년에 걸쳐 해양생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완전무결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는 한계다. 가능성이 낮고 크기는 작을지언정 그 위해성이 제로(0)는 아니라는 점도 그렇다. 이 두 사안을 인정하는 데서 우리가 말하는 과학은 출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개인은 어떤 전문가나 국가의 주장이 과학적인지, 누가 과학을 빙자한 거짓이나 과장을 말하는지 구분할 수 없다. 다른 생각을 가진 전문가들이 더 토론하고 공신력 있는 단체가 더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논쟁의 멍석을 깔아주는 일은 시민이 정치권에 부여한 의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정쟁 말고 과학’이란 그럴듯한 구호 뒤에 숨어 합리적 논쟁까지 정쟁으로 몰아세우려는 시도야말로 공익에 위배되는 악의적 정쟁이라 할 것이다.


한편, 원자력산업 발전과 평화로운 핵사용이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태생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조만간 나올 보고서가 오염수의 안전성을 지지한다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도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이 말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막무가내 반대를 하지 말자는 뜻이지, 국제사회가 IAEA와 일본 정부의 과학만으로 이 중대한 문제를 성급하게 다루지 않도록 압박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인접국의 권리까지 포기하자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보다 더 까다롭게 굴어야 한다. 오염수 방류로 이익을 보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한 반면, 그 행위는 우리에게 잠재적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과학과 우리의 과학이 충돌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더 치열하게 정치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일본이 자국에 가장 편리한 방법이 아닌,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리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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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보고서가 나오고 정부 시찰단이 입장을 밝힌 뒤 일본이 떳떳하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는 분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주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가 논쟁을 멈추고 한쪽의 입장만을 과학으로 수용하며, 다른 과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정쟁이라 여겨주길 가장 바라는 나라가 어디인지도 자명하다.




신범수 편집국장 겸 산업 매니징에디터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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