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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일의 문화수다] 다시 갈 결심, 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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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일의 문화수다] 다시 갈 결심, 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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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코로나19 이전처럼 거의 ‘정상화’된 제75회 칸영화제(오는 17일?29)가 개최된다. 1997년부터 2017년까지, 1999년 한해를 빼고는 20회에 걸쳐 찾았던 필자도 5년 만에 다시 칸으로 향한다. 첫 방문 못잖은 설렘을 품고…. 우리 영화 네 편이 공식 섹션에 입성한 데다, 또 다른 한편은 비평가 주간에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폐막작으로 선보인다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네 편은 경쟁작인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한 한국영화 '브로커', 이정재가 주연에 메가폰까지 잡은 심야상영(Midnight Screening)작 '헌트', 총 9편의 단편 경쟁작 중 하나인 문수진의 '각질'이다. 그리고 '도희야'로 2014년 주목할 만한 시선에 갔었던 정주리의 '다음 소희'가 칸 비공식 병행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된다.


상기 한국영화들은 작금의 ‘한류’라는 연장선에서 크고 작은 화제몰이의 주인공들이 될 공산이 크다. 그 중에서도 '헌트'는,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조셉 코신스키)과 더불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게 틀림없다. '오징어 게임'의 기록적 대성공으로 세계적 톱스타가 된 이정재에게 쏠릴 스포트라이트는 예측컨대 “역대급”일 게 자명하다. 더욱이 대한민국 대표 스타-배우 정우성과, 역시 '오징어 게임'으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명품 조연 배우 허성태 등이 합세하니 그렇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처음으로 단편 경쟁작에 포함된 '각질'은, 2013년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세이프'(문병곤)의 영예를 재연할 수 있을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의 주목할 만한 쾌거지만 말이다. 중학생 소녀 도희(김새론 분)와, 그 소녀의 구원자 역할을 하게 되는 파출소장 영남(배두나) ‘두 여인’을 축으로 펼쳐지는 ‘'도희야' 그 이후’인 '다음 소희'도 마찬가지다.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여고생 소희(김시은)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여형사 유진(배두나)의 이야기를 극화했다는 휴먼 드라마….


말이 세계 3대 영화제이지 그 영화역사적 위용·파장 등에서 베를린이나 베니스에 추종을 불허하는, 2022년 칸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물론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야기시킬 화제성과 최종 수상 여부다. 박찬욱은 일찍이 '올드보이'로 2004년에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로는 2009년 심사위원상을 안은 바 있다. 김민희, 김태리의 뜨거운 호연 등이 돋보였던 박찬욱의 첫 시대극 나들이 '아가씨'(2016)로는 그러나, 그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런 ‘칸의 총아’가 6년 만에 네 번째 경쟁작으로 칸을 방문하니, '기생충'(2019, 봉준호) 같은 영광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산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펼쳐지는 서스펜스 가득한 멜로드라마라는데 말이다. 이안 감독의 ‘사랑 삼부작’ 그 마지막 이야기 '색, 계'(2007)의 탕웨이와, 김한민의 ‘이순신 삼부작’ 그 두 번째 편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순신으로 분한 박해일의 조우라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지 않을 길 없다.


'브로커'는 또 어떤가.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송강호를 필두로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이주영 등의 멋진(Cool) 연기자들과 함께 빚어낸 기대작.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의도치 않은 관계를 맺게 되는 인물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렸단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출연진의 면면, 바야흐로 일본 작가영화의 최정상인 감독의 위상 등, 이쯤 되면 고레에다가 과연 생애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가져가냐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도리 없다.


'헤어질 결심'도 그렇고 연기상을 향한 기대가 한층 더 커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정재만큼은 아니어도 '기생충' 이후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한 송강호의 경우가 특히 더 그렇다. 지난 10일 오전 CGV용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남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그에게 던져진 것은 당연했다. 오래 전부터 고레에다 감독의 팬이어서, 수상과 상관없이 출연 제의 자체가 영광, 이라는 소감을 피력했으나, ‘영화제의 정치학’ 등 여러모로 판단컨대 이제 송강호가 주연상의 때가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외려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동료이자 후배 배우인 전도연은 '밀양'(2007)으로 15년 전에 이미 여우주연상을 가져가지 않았는가.


아니나 다를까, 고레에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세탁소를 운영하며 늘 빚에 시달리는 주인공 상현역에 송강호를 염두에 뒀다, 고 말하지 않는가. 화상으로 한국 매체들과 만난 감독은 “송강호는 선과 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상을 만들어낸다”며 “단색 아닌 다채로운 색을 띤 인물을 표현하는 탁월한 배우라고 항상 생각해왔다”고 그를 향한 극찬을 보내지 않았는가. 결국 '브로커'의 출발점을 송강호인 셈이다. '아버지의 초상'으로 2015년 68회 칸에서 ‘남주상’을 차지했고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쥘리아 뒤쿠르노)에서 인상적 열연을 펼쳤던 프랑스 대표 배우 뱅상 랭동이 총9인으로 구성되는 경쟁 심사위원단 위원장이라는 사실도 송강호에겐 호조건이다.


고레에다 외에도 '토리와 로키타' 장 피에르 & 뤽 다르덴 형제 감독을 비롯해 'R.M.N'의 크리스티안 문주, '슬픔의 삼각형'의 루벤 외스틀룬드까지 기존의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이 네 명이다. '미래의 범죄'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나 'EO'의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한낮의 별'의 크레어 드니 등 황금종려상감 거장들도, '경계선'(2018)으로 국내 씨네필들에게 널리 알려진 알리 압바시('성스러운 거미'), '퍼스트 카우'(2019) 등의 문제작으로 유명한 켈리 라이카트('쇼잉 업') 등 미래의 거장들도 올 칸에서 대거 선보인다. 이래저래 2022년 칸은 코로나-19 주춤했던 2년간의 상대적 부진(?)을 떨쳐내고, 예의 명성을 되찾는 흥미만점의 영화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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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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