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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와 한국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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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와 한국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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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는 개방성과 상호의존성을 특징으로 한다. 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각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적 문호를 개방해 국제적인 경제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또한 국제적 경제교류의 활성화는 각 국가들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증가시켜 개방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 속에서 국제적 경제교류는 국가들의 경제적 번영 또는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동한다. 19세기 이후 인류가 이룩한 경제적 진보는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기술발전의 덕분일 뿐만 아니라 여러 혼란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회복하고 유지해온 정치적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현재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견해가 팽배한다. 자유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현재 상존하고 있다. 우선 개방적 세계경제가 야기하는 경쟁적 압력이 많은 사람들의 경제적 안정성을 훼손함에 따라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이와 같은 정치적 요구가 폭발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상징되는 전략적 또는 군사적 갈등과 민족주의적 정서의 확산 역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요인이다. 또한 4차산업혁명에 의해서 야기된 기술 경쟁 역시 보호주의적 유혹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는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가지는 위험성을 보여줘 보호주의적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한국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 속에서 성장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가능케 했던 수출주도 발전주의 전략은 자유주의 질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1945년 이후 미국 중심으로 형성된 자유주의 질서의 최대 수혜자 중에 하나는 분명히 한국이었다. 한국은 자유주의 질서의 수혜자이기는 했으나 자유주의 질서 형성의 기여자는 아니었다. 한국의 발전주의 전략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배경으로 성공했으나 자유주의적 원칙에 기초해서 이루어진 전략은 아니었다. 보호주의 정책은 한국 발전주의 전략은 중요한 요소였다.


현재 한국의 대외경제전략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한국은 중상주의적 관점에서 자유주의 질서의 위기라는 대외적 압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수동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또는 자유주의 질서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주로 수동적인 선택을 해왔다. 하지만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는 결국 한국경제의 위기로 귀결될 것이다. 따라서 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국가적 위상을 급속하게 상승시킨 한국은 보다 적극적인 국제적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한국이 자유주의 질서의 수혜자에서 유지자로 변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자유주의 질서의 유지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향후 국제사회에 자유주의 원칙을 보다 명확하게 천명하고 실천해서 자유주의 옹호자라는 국제적 평판을 구축해 나아가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민족주의적 중상주의가 아닌 개방적 자유주의가 한국 대외정책의 원칙이 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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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울산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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