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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한국의 칼라 힐스'를 WTO 수장으로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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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한국의 칼라 힐스'를 WTO 수장으로 만들려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좌담회, 정인교 인하대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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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석이 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하기로 발표했다. WTO 사무총장 입후보는 개인 자격이 아니라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것이므로, 우리 정부는 다양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유 본부장을 국가 대표로 결정했을 것이다.


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통상 협상 전문가 및 조직의 리더로서 유 본부장의 자질과 실적을 지켜봐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 측과 당당히 겨루면서 한국의 칼라 힐스로 불리기도 했다. 참고로 칼라 힐스는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우리나라와의 쌀 협상 등 굵직한 통상 협상을 주도했다.


세계 무역을 관장하는 WTO의 사무총장은 WTO 통상규범 집행을 책임지면서 글로벌 통상규범 제정 논의를 이끈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중진국으로 발전했고, 국제 무역과 개방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일군 대표적인 국가다. 세계 7위 수출국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인 우리나라가 WTO의 위상을 바로잡고, 세계 무역 자유화를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무역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돌연 사임은 이러한 엄중한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 통상 환경 악화로 피해를 가장 많이 볼 가능성이 있다. 국제 정치 구조상 어렵겠지만 유 본부장이 WTO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익과도 직결된다.


멕시코,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몇 나라가 후보를 공식화했고, 후보 마감일인 오는 8일이 되면 전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WTO 규범이 그러하듯 합의제(컨센서스)로 사무총장을 뽑을 수 있으나 부득이한 경우 투표로 결정하게 된다. 먼저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인물평을 거치는 과정에서 탈락자를 걸러낸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개인의 역량 못지않게 국가 차원의 지원과 외교력이 중요했다. 외교부는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대사들이 현지 정부를 상대로 선거 운동을 하도록 지침을 보낼 것이다. 무엇보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담당 대사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통상 업무가 산업부로 이관됐기에 일각에서는 과거 외교통상부 시절보다 협조가 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우리 외교 공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사항으로 볼 때 일본의 견제가 우려스럽다. 최근 일본이 유 본부장의 입후보를 견제하고 있다는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는 데 대한 반작용일 수 있고,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악화한 양국 관계의 연장선에서 나온 반응일 수도 있다.


일본이 진정 우리의 이웃 국가라면 이제라도 일본 정부가 갈등을 조장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공조에 나서기를 바란다. WTO 사무총장 선거란 기회를 일본 정부가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고민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 정부도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대국적인 견지에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어쨌거나 오는 8일이면 입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후보자들은 치열한 선거전에 나설 것이다. 유 본부장은 WTO 위상 확립과 개방무역 체제를 이끌어나갈 적임자임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164개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외교전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므로 정부도 범부처 차원에서 유 본부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WTO라는 중요한 국제기구의 수장을 우리나라에서 배출할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관이 합심해 지지하고 응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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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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