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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어프로치]환경부 장관이 기름부은 산천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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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어프로치]환경부 장관이 기름부은 산천어축제 2020 산천어축제를 앞두고 화천군 화천천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 산천어가 방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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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편집기획팀장]2000년대 초반 강원도 화천군의 모습은 지금과 비교하면 오지로 기억된다. 강원도 접경지역이고 주둔군인 3만명의 군부대 오지마을이다. 인구 2만 3000여 명의 가난한 산골마을이었다.지역자원의 9할이 산과 물이고 농지는 1할도 안된다. 화천군은 낙후된 경제를 활성화 하고 지역통합을 위한 대안책으로 2000년 낭천얼음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주 관광객이 지역주민들이어서 지역경제를 살리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착안된 것이 산(山)·천(川)·어(漁)에서 따온 산천어축제를 열었다. 첫해 지역주민의 8배가 넘는 20만명이 찾아왔다.


화천 산천어축제(공식명식은 얼음나라 산천어축제)는 16년이 흐른 2019년에는 7배 가량 증가한 180만명이 방문했다. 20여일 동안 방류된 산천어만 대략 200여t에 이른다. 70만 마리 전후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축제의 규모가 커질수록(방문객과 방사되는 산천어의 수가 늘어날수록) 동물 및 환경단체의 반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중심의 향연은 저도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불난 곳에 기름을 부었다. 강원도와 화천군, 지자체 주민들은 물론이고 축제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오지마을 화천의 살길, 산천어축제서 찾다
2003년 첫해 20만 다녀가 2019년 180만명
강원 넘어 세계적 축제로 부상 경제효과 1300억
환경부 장관 한마디에 축제가 생명경시의 현장으로

전국 지자체마다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축제와 같은 이벤트를 여는 것은 지자체 내부 수요로만 지역경제를 책임지기 어려워서다. 지역의 특성과 역사에서 유래된 소재를 찾아 이를 전국화, 세계화에 나서면서 지역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경제적 효과와 지역내 결속을 다지는 의미도 있다.


화천군이 펴낸 군정백서에 따르면 화천군은 군 전체면적 909㎢중 93%가 호수와 임야로 형성돼 전국에서 보기드문 산과 강, 계곡이 어우러진 전국제일의 청정지역으로서의 산자수려한 이미지를 전국에 심어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은 대부분의 관광자원에 있어 계절적 편중과 개발투자의 미비로 인해 기반시설, 숙박시설, 상업시설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7월과 8월 여름철 이용객이 전체의 23%를 차지했다고 한다. 1,2월에 열리는 산천어축제에 180만명이 몰려드는 것은 지역경제에 커다란 효과가 있다.


얼마전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내놓은 '2019 화천산천어축제 평가 및 발전방안 연구보고' 에 따르면 산천어축제의 직접경제유발효과는 1300억원에 이르렀다. 1인당 평균 지출총액은 7만891원이다. 지역상권도 평소와 대비해 축제 기간에 고객은 51%, 매출액은 31.7% 각각 증가했다고 한다. 축제 기간 사용했던 상품권이 29만5775매였다. 산학협력단이 설문조사로 분석한 2019 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한 관광객들의 전반적 만족도는 10개 항목으로 7점 만점에 5.31점이었다. 외국인은 5.82점으로 더 높았다. 사전홍보(5.61점), 재미(5.53점)가 평균 이상이었다. 축제의 재방문객 비율이 51.6%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누가 이 축제를 찾는가. 박종부 안양대 교수가 지난해 5월 관광저널에 낸 '문화관광축제 체험이 지역브랜드인지도, 지역브랜드이미지 및 지역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2019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를 중심으로'의 논문을 보자. 25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별의 경우 남성 53.4%, 여성 46.6%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20대 14.7%, 30대 17.5%, 40대 37.8%, 50대 22.3%, 60대 이상 7.6%로 40~50대가 주로 차지했다.


동반유형은 가족/친지 78.5%, 친구/연인 13.1%, 단체 3.6%, 혼자 3.2%, 기타 1.6%로 가족 친화적 축제로 나타났으며, 방문객의 거주지는 화천(지역주민) 4.4%, 타 지역 95.6%로 타지역민 유입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장 체류시간의 경우 2시간 미만 3.2%, 2~3시간 14.7%, 3~4시간 20.3%,4~5시간 23.9%, 5시간 이상 37.8%로 대부분 4~5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천 산천어 축제 방문횟수의 경우 처음방문 36.7%, 2회 방문 18.7%, 3회 방문 20.3%, 4회 방문 이상 24.3%로 나타났다

[아시아 어프로치]환경부 장관이 기름부은 산천어축제 안토고호수의 물고기잡기에 뛰어드는 수 천 명의 남성들.


아프리카 말리 안토고 호수선 1년 중 15분만 물고기잡이
수 천명 남성들 뛰어드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장면 연출
생존을 위한, 삶의 축복을 위한 향연이자 전통의식

날것 그대로의 축제인가 날것을 희생시킨 살육인가라는 산천어축제 논란(지역민들에게는 논란이 아니다)을 보면 지구 저편과 반대편에서 일어하는 두 개의 축제가 데자뷔된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말리 도곤의 안토고(Antogo)호수에서 열리는 물고기 잡이. 건조하고 건조한 도곤의 바위 사이에 지어진 500m 높이의 절벽 아래에는 밤바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건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이곳에는 작은 연못인 안토고에서 고대 낚시의식이 이루어진다. 일년 내내 호수에서의 낚시는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안토고가 축하되는 날에는 수 백, 수천 명의 남자가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기 위해 호숙에 뛰어든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5분. 15분 동안 펼쳐지는 광경은 거대하며 압도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들에게 물고기 잡이는 생명경시의 향연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삶의 축복을 위한, 365일의 기다림 끝에 얻는 15분간의 향연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축제는 스페인 북부 나바라에 있는 팜플로나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다. 산 페르민 축제는 팜플로나의 수호성인 '성 페르민(San Fermin)'을 기리기 위해 매년 7월 6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된다. 이 축제는 황소 6마리가 나와 도시에 방류돼 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대범하거나 무모한 이들이 황소의 뿔을 잡으려 달려들다 죽는 사고도 빈번하다. 이 황소는 투우장에서 투우사와 대결한 뒤 마지막 숨을 거둔다. 1주일 동안 열리는 이 축제는 20만 인구의 도시에 100만명을 불러들인다. 방문객들은 하루 평균 110달러를 쓴다고 한다. 축제의 경제효과만 1억달러가 넘는다.

[아시아 어프로치]환경부 장관이 기름부은 산천어축제 스페인 산 페르민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소몰이 장면<산 페르민 축제 홈페이지>


소몰이로 유명한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 가장 논쟁적 축제
매년 사상자내고 사건사고 속출·소 살육에 반대 목소리 커져
스페인 축제는 보여주기 아닌 참여가 전통
죽은 물고기 200t으로 산천어축제 열면 누가 갈까

산 페르민축제를 두고 전 세계 동물보호·환경단체는 반대운동을 계속해 왔다. 스페인의 전통경기는 투우는 오랫동안 전통이냐 동물학대냐를 두고 논란을 빚어왔고 금지촉구 시위도 빈번하다.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는 2012년 투우를 금지했지만 2016년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투우는 문화유산의 하나로 또 다른 문화적 표현"이라고 했다. 산 페르민 축제의 소몰이를 향해도 비판이 많았다. 이를 의식한듯 주최측은 축제 홈페이지에 '산 페르민 축제에 관한 소문'이라는 항목을 별도로 만들어 "소몰이는 무작정 황소를 푸는 것이 아닌 안전장치를 만들어 진행되며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으면 얼굴이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사이드 라인과 발코니 또는 투우장 좌석에서 황소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또한 "나바레리아의 분수에서 뛰어 내리는 것은 현지 전통이 아니며 성적으로 허용되는 축제가 아니다.


주스페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스페인의 축제는 다양한 기원을 지니고 있으며 거의 모든 축제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참여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저마다 특색 있는 축제를 통해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공동체적 동질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으며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다. 스페인의 많은 축제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특산물 판매나 관광수입, 혹은 홍보 효과 등의 작위적인 기획이나 전략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열정과 자연스러움의 '축제'정신을 잊지 않는 이 나라 사람들의 천성적인 기질에 힘입은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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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산천어축제를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은 산천어축제같은 모델의 축제가 더이상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거나 돈이 벌리는 행사라지만 이제는 환경도, 동물복지도, 기후위기도, 신종 코로나같은 전염병까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축제 중단을 요구하지 않고 살아있는 동물을 쓰지 말고 프로그램을 생명존중ㆍ생태친화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70만 마리는 안될테지만 이 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그것도 죽은 물고기로 축제를 열면 과연 18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산골마을 화천군을 찾을까.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경호 편집기획팀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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