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세안칼럼] 아세안 속의 한국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아세안칼럼] 아세안 속의 한국
AD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은 요즘 잘나간다. 직접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길거리에서 아들과 함께 한국어를 하고 있으면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다가와 도와주려 하거나 한국어로 대화하려는 이들이 꽤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인?"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한국어가 익숙해 그런 오해는 전혀 하지 않는다. 병원을 방문하건 택시를 타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하는 이들 또한 어렵지 않게 만난다. 싱가포르국립대학에서 처음으로 한국 정치학 강의를 개강한 지 두 번째 학기 만에 수강하는 학생이 쇄도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잘나가고 있는 한국에 대해 새롭지는 않지만 몇 가지 꼭 짚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 몇 자 적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사람들에게 한국이란 어떤 국가일까?


우선 한국은 그들에게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는 국가다.


"주변을 보면 삼성 휴대폰에 LG 전자기기 등 온통 한국 제품을 쓰다 보니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학생 중 한 명이 한국의 소프트 파워에 관한 토론에서 화두를 열었다. 이는 꼭 우리 기성세대가 1980년대에 일본 제품을 애용하며 성장한 것과 유사하다. 한류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증가하면서 왜 한류가 특히 동남아에서 유행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류 속에는 불교, 유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정신도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 드라마 속 이야기가 그들에게 낯선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대중문화는 그들에게 매우 세련되고, 체계가 잘 갖춰진 문화다.


또 많은 고초를 겪었음에도 계속 뚜벅뚜벅 일어나는 국가라는 점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중문화를 넘어서고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한국의 다양한 분야를 알고 있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한국 정치와 역사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로 이어진다. 싱가포르의 경우 한국의 식민지, 한국전쟁 전후사에 대해 한국 학생들보다 상세하게 교과서에서 배운다. 한국의 끊임없는 시민운동, 촛불 집회,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최근 몇몇 대중 영화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민중 항쟁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인종차별주의, 한국 기업의 횡포에 대해 언급하는 학생도 꽤 많다. 외모지상주의이고 가부장적 태도가 높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아 한국 대학으로 교환 프로그램을 다녀오는 싱가포르 대학 학생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 유학을 고려하는 이도 꽤 적지 않다. 그러나 교수와 제자의 권위 의식, 동남아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편견에 커다란 실망과 상처를 안고 돌아오는 학생도 많다.


한국과 일본의 비교도 동남아 지역에서는 관전 포인트다. 아세안 속의 일본은 오랫동안 낮지 않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동남아 지역에 거주하는 일본인도 많고, 크고 작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한국 제품이 친근한 것처럼 기성세대에게는 일본 제품과 일본 문화가 매우 친근하다. 아세안에서 일본이라는 국가의 이미지는 긍정적이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근무 방식ㆍ처우에 대해 비교하는 학생도 꽤 있다.


최근 많은 한국 기업과 한국인이 아세안으로 진출한다. 학원을 차리기도 하고 식당을 개업하기도 한다. 사업도 한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도 어우러져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세안을 그냥 하나의 개척 지역, 투자 지역으로만 생각하기보다 바람직한 이해와 교류가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과 관련된 적지 않은 대립과 충돌을 아세안 국가에서 접하면서 지속 가능한 관계가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만시지탄이 아니길 바란다.


AD

김혜진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정치국제학 교수






.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다. 두 분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보도된 리얼미터 조사 이거 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4주 연속 올랐습니다, 그래서 58.2%를 기록했고,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박원석 :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이 일을 열심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