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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보는 게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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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보는 게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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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일에는 대체로 순서가 있다. 뛰기에 앞서서 걷기가 있고, 입으로 맛보기 전에 코로 먼저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 그 예다. 게임도 이런 문법에서 예외가 아니다. '보기'가 먼저이고, 보다가 할 만하다 싶으면 직접 즐기는 '하기'로 바뀐다. 요즘은 옛날 문화가 회귀하는 '레트로'가 유행이라더니 게임의 문법도 '하기'에서 '보기'로 전세가 역전된 듯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런 흐름이 본격화된 것은 'e스포츠'라는 이름의 새로운 게임문화가 등장했던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PC방 창업에 열을 올리던 시기에 때맞춰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었다. 야심차게 PC방을 개업한 사장님들은 당시 인기가 있던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열고 경쟁적으로 큰 상금을 걸어 게이머들을 유치하고자 노력했다. 상금 규모가 큰 대회가 빈번하게 열리자 큰돈을 기대하고 참가하는 게임 '고수'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 전국에서 소문난 고수들을 모아 대회를 개최하고, 텔레비전으로 이 경기를 중계하기에 이르렀다. 얼마 가지 않아 그 고수들은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바야흐로 게임을 자신이 직접 하는 시대에서 남의 게임을 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시기의 e스포츠 시청자들은 곧 e스포츠 이용자이기도 했다. 이에 프로게이머들의 현란한 컨트롤과 기상천외한 전략을 보고 배우는 '게임 인터넷 강의'와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접 하지는 않고 보기만 하는 이용자 그룹이 생겨난 것이다. 자신이 게임을 직접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느끼는 부류의 등장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이도록 스스로 조작하는 대신,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전개되도록 미션을 주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시청자 그룹은 게임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람)들의 방송을 즐겨보면서 이들과 소통하고 최고의 능력자를 컨트롤하는 듯한 새로운 쾌감을 경험한다.


인기가 많으면 경쟁도 높아지는 법이다. 인기 스트리머가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위상이 높아지자 그들은 쉽게 소통하기 어려운 유명인이 됐다. 이때 보는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의 욕구를 채워준 것이 '방치형' 게임이라고 불리는 장르들이었다. 게이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게임이 진행되는 특징이 있어 해외에서는 '게으른 게임'으로도 불린다. 이런 게임들 가운데는 완전 방치형도 있지만 대부분은 플레이어가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 가끔 버튼을 눌러주는 식으로 최소한의 개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영역에서는 게임이 직접 즐기는 것인지, 관전용 프로그램인지 모호해진다.


무슨 일이든 보는 것보다 하는 것이 시간과 수고가 더 많이 들어간다. 사실 보는 게임이 인기가 높다는 것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한 세태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요즘 게이머들의 시간과 에너지 수준에서 할 만한 적당한 게임이 출시되지 않았거나 제품이 등장했어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오는 14~17일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9가 열린다. 출시를 앞둔 게임들을 미리 체험해보고, 게임 관련 전시도 둘러보면서 전 세계 게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부디 할 만한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나 회사에서 지친 이들이 게임을 보고 즐기면서 에너지를 얻고 가는 그런 행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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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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