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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재정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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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재정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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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강점은 에코 시스템(생태계)입니다!"


이달 초순 싱가포르로 출장을 갔다가 글로벌 헬스케어기업들이 서울보다 약간 큰 면적의 작은 나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본부를 운영하고 이노베이션 센터를 앞다퉈 개설하는 이유가 궁금해 싱가포르인 동료에게 물으니 동료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헬스케어 생태계 혁신을 위해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몇조 원, 몇만 명 규모의 스케일이 큰 헬스케어산업 육성 전략에 익숙한 내게 이제까지 에코 시스템의 의미는 인프라 구축이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약 및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을 설립하고 연구 중심 병원을 지정하는 것이 생태계 구축 전략이라고 이해해온 나로서는 병원이나 연구 인력 수에서 우리보다 훨씬 적은 싱가포르가 에코 시스템을 강점으로 자랑하니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에코 시스템이라니,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을 의미합니까?" 투자에 따른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 정책을 이미 들어온 터라 나는 내심 싱가포르 정부의 기업 지원 정책을 꼽으리라 예상했으나 동료의 답은 뜻밖에도 '낮은 진입 장벽'이었다.


싱가포르의 경우 문화나 언어, 제도나 법규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하겠다고 나서면 모든 프로세스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해주는 '원스톱'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러니 글로벌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싱가포르를 택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싱가포르 기업인들은 낮은 진입 장벽, 다시 말해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투자 유치의 비결로 여긴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과 싱가포르를 이노베이션 시설 투자 대상국으로 비교ㆍ분석한다면 우리는 과연 뭘 내세울 수 있을까. 헬스케어산업의 우수한 인재들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똑똑하고 질 높은 의료 인력, 첨단 병원 인프라, 현란한 손재주로 완성도 높은 수술 결과를 이끌어내는 한국인 의사들의 임상 역량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스케어산업을 발전시켜나갈 연구개발(R&D) 역량은 아직 글로벌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상용화할 역량은 매우 부족하다. 연구실의 아이디어를 의료기기나 의약품으로 사업화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ㆍ일본과 달리 거대한 헬스케어시장이 아니다.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등재하기가 쉽지 않고 약가나 의료기기 가격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글로벌 기업으로선 이노베이션 센터나 R&D 센터 설립을 위한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닌 셈이다.


이 때문인지 글로벌 헬스케어기업들은 한국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거의 설립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회사의 한국인 임직원들이 한국의 가치와 잠재력을 알리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는 한 자발적인 투자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구 협력에서 글로벌 헬스케어기업과 손잡는 것은 우리나라 제약ㆍ의료기기산업의 규모 확대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아직 외국계 기업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많은 우리나라는 에코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시장으로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이들과 협력하고 투자하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제도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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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한국존슨앤드존슨 대외협력 및 정책 담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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