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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동네 덮밥집 사장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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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동네 덮밥집 사장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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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얼마 전 만난 자영업자 지인이 동네 상인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해줬다. 서울 시내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동료 상인의 하소연을 전했다. 지인이 말한 음식점 사장은 그동안 손님들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면서 열심히 가게를 운영했다. 하지만 '일본식 덮밥 돈부리 전문점'이라는 업태가 그의 몸과 마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손님들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네 가게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을 거세게 받고 있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본식 덮밥을 만들지만 국내산 재료들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요즘 같이 한일 갈등이 커지는 시기에 그의 호소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까.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자영업자들의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불매운동 영향까지 받게 된 그의 가게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와 역사 왜곡 등으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아베 정부 규탄 대회 등에서는 '독립운동은 못 해도 불매운동은 하겠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 강남 소재 일식 전문점에 다녀온 지인도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동료들과 단순히 음식을 먹으러 간 자리에서 일식집 사장의 창업 스토리를 듣게 됐다. 이 가게 사장은 그들이 궁금해하지도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얘기를 꺼냈다.


어떤 계기로 일본 요리를 배우고 창업까지 하게 됐는지 구구절절 설명했다. 이런저런 일로 생계를 위해 일식집을 운영하게 됐지만 우리나라를 매우 사랑하는 한국인이라는 게 그 얘기의 결론이었다. 요즘 이 가게 사장이 겪고 있는 괴로움도 짐작할 만하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보여준다. 아베 정부의 오만함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의류 등을 판매하는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은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만난 지인의 아내도 유니클로에서 유아용 옷을 구매해왔는데 요즘은 가지 않는다고 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의류 매장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로 발길을 돌렸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전국 각지 유니클로 매장들의 경영상황도 나빠질 수 있다. 회사 경영의 악화는 직원들의 근로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것은 결국 아베 정부의 무능함이 불러온 결과다. 하지만 불매운동 영향이 유니클로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애꿎은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앞서 자영업자들의 사례처럼 말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도 한일 갈등은 도움이 안 된다.



불매운동을 통해 애국심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출구를 찾아야 한다.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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