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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공룡정당' 소멸의 출발점, 제1회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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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제1회 지방선거, 민자당 서울에서 3위로 밀려…선거 패배 충격파, 민자당 역사 속으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공룡정당' 소멸의 출발점, 제1회 서울시장 선거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뤄진 15일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 투표함이 도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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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민자당)은 한국 정치사에 손꼽히는 공룡 정당이다. 합당을 통해 일군 의석이지만 하나의 정당이 200석을 넘긴 사례는 민자당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1990년대 초반은 민자당의 시대였다.


당시 야권은 거대 여당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당시 야권을 이끈 지도자였지만 정치 환경은 녹록하지 않았다. 3당 합당은 사실상 ‘DJ 고립화’ 정치 전략이었다.


1992년 제14대 총선과 제14대 대통령선거는 민자당 승리로 끝이 났다. DJ는 1992년 12월 대선에서 평생의 정치 라이벌인 김영삼(YS) 민주자유당 후보의 승리를 지켜보며 퇴장을 선언했다. DJ는 대선에서 패한 다음날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여의도 정가에 충격을 안겨줬다.


1995년 6월27일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한국 정치의 역사를 바꿔놓은 전환점이었다. 민자당 절대 아성의 지속이냐, 대변화의 출발점이냐를 결정하는 선거였다. 서울, 부산 등 전국 15개 시·도 지사를 국민의 손으로 동시에 뽑는 첫 번째 전국 단위 선거였다.


지금은 서울시장을 서울시민들이 뽑는 게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지만 1995년 전만 해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선정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인식됐다. 대통령의 권한은 지금보다 더 막강했다.


전국 15개 시도 지사 선거 중에서도 최고의 관심은 ‘정치의 심장’ 서울시장 선거였다. 흥미로운 점은 200석의 위용을 자랑하던 민자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당선은커녕 2위 자리로 위협받을 지경이었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3자 대결 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조순 후보와 민자당 정원식 후보,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주인공이었다. 모두 9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이들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2%대 이하의 미미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제1회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 민자당은 막강한 당세와 차원이 다른 조직력, 여당 프리미엄 등을 앞세워 선전을 다짐했다. 박찬종 후보는 무소속의 한계에도 인물론을 앞세워 ‘대어’를 낚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서울시장 선거가 한 명의 시장을 뽑는 의미를 넘어서는 이유는 제1회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판단 기준이자 정치세력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서울은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선거 전문가들은 박찬종 후보의 최종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민주당은 승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고 민자당은 3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박찬종 후보가 일방적으로 앞섰던 흐름이 바뀐 계기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DJ(당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등판이다.


DJ가 민주당 조순 후보 지원에 나서자 바닥 민심이 흔들렸다. 무소속은 ‘바람’에 기대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DJ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이다. 민주당 조순 후보는 탄력을 받았고 판세는 요동을 쳤다.


민자당은 조직과 여당 프리미엄 등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서울이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도 민자당 정원식 후보가 고전한 배경이다.


최종 득표율은 조순 민주당 후보 42.35%, 민자당 정원식 후보 20.67%, 무소속 박찬종 후보 33.51%로 집계됐다. 조순 후보의 승리와 박찬종 후보의 선전, 정원식 후보의 고전으로 정리된 선거결과였다.


[정치, 그날엔…] '공룡정당' 소멸의 출발점, 제1회 서울시장 선거 조순 전 서울시장.


조순 후보는 강남, 서초, 송파를 비롯해 서울 모든 지역에서 정원식 후보를 압도했다. 당시 서울시장 모든 선거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방적인 승리였다. 박찬종 후보는 서초갑, 강동갑, 구로갑, 강서을 등의 지역에서 조순 후보를 위협하는 등 서울 전역에서 고른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국 정치의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관심의 초점이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자당은 쓰라린 패배를 맛보았다. 당시 민자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과 호남은 민주당에 충청도는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밀렸다. 강원도도 자민련에 지사직을 내줬고, 대구 역시 무소속 후보에 승리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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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제1회 지방선거는 민자당이라는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선거였다. 민자당은 선거의 아픔을 뒤로 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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