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이란의 권력 승계가 어떻게 이뤄질지와 승계한 최고지도자가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방·행정 분야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체제 유지 ▲도피 ▲탄압 후 승계 ▲대중봉기 성공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예상했다. 일단 지금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 지속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차기 권력 승계자 등 이란 정권 인사들을 언제든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예외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이긴 하다.
다음은 랜드연구소의 4가지 시나리오 분석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1979년 혁명 이후 10년간 집권했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망했을 때는 비교적 관리된 승계가 이뤄졌지만, 이번 권력 승계는 심각한 국내 불안, 경제 위기, 그리고 전례 없는 외부 군사 압력 속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란의 군사적 약점과 외부 압력에 대한 취약성이 부각돼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속 개입할 가능성과 이란 정권 인사들을 언제든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은 결정적 요소다. 동시에 정파 갈등이나 권력 투쟁 등 내부 요인이 불안정한 승계 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도 문제다.
①’체제 유지’ 시나리오
이란의 최고 권력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Assembly of Experts)가 새로운 고위 성직자 최고지도자를 승인하고 기존 체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다. 이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현 체제 유지를 의미한다. 하메네이가 원했던 결과도 바로 이것이다. 정권은 현재 성직자 중심의 조직적 승계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 경우 전문가회의가 근본적인 정치 개혁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고, 향후 시위에 대해 추가적인 폭력과 탄압이 이어질 수 있다.
②’도피’ 시나리오
정권 핵심 인사들이 자신들의 운명이 끝났다고 판단하고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처럼 해외로 도피하는 상황이다.
이슬람공화국 종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권력 공백과 국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1979년 샤(팔라비 왕)가 망명했을 때는 그를 대체할 다양한 정치 세력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세력이 거의 없다. 따라서 정권 붕괴가 곧 자유화나 개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③’탄압 후 승계’ 시나리오
정권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더욱 의존해 권력을 재확립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성직자 정통성은 약해지고 사실상의 군사 정권에 가까운 체제가 등장할 수 있다.
이런 체제는 내부 반대 세력을 강하게 억압하고,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더욱 강경하게 맞서는 정권이 될 가능성이 있다.
④’대중 봉기 성공’ 시나리오
대중 봉기가 실제로 정권을 무너뜨리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란 국민이 누구를 지지할지, 그리고 군대나 안보기관 중 하나라도 시민 편에 설지는 불확실하다. 시민들은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려는 잔존 권력과 맞서야 한다.
이 경우 상황은 매우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지속적인 군사 압력으로 이란의 주요 권력 기관이 약화될수록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하네메이 차남 선출, '①체제 유지 + ③탄압 후 승계' 시나리오 될까
한편, 3일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도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선출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이란의 종교 중심지인 콤 시의 신학교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치는 중견 성직자로, 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은 적은 없지만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전부터 하메네이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전문가회의에서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선출한 것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압박이 작용했다고 ‘이란 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특히 그는 최강 군사 조직인 IRGC와 그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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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권력을 승계하게 된다면 랜드연구소의 시나리오 중 '①체제 유지'와 '③탄압 후 승계'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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