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회에 주가 상승세 꺾여
증권가는 '해외 원전 가능성' 주목
국내 전기요금 정책 예의주시
한국전력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상승세를 타던 주가는 하락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의 해외 원전 수주 기대감이 가치를 끌어올릴 잠재 요소로 평가된다.
아쉬웠던 실적·배당 성적표
한국전력은 지난달 27일 전장 대비 7.58% 하락한 5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21일 52주 신고가(6만9500원)를 경신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매도세를 자극했다.
한국전력의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3조6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증가,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 감소한 1조983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시장 기대치 대비 매출(23조9006억원)은 상당 부분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인 3조4264억원에 크게 하회했다. 자회사의 해외 사업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채 부담도 크다. 연결기준 부채는 206조원, 차입금은 130조원 수준이다. 차입금에 따른 하루 이자 비용만 119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은 차입금 이자 지급, 원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배당성향의 경우 지난해에는 기대를 져버렸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주당배당금(DPS) 1540원(시가배당률 3.2%, 별도 기준 배당성향 13.7%)를 공시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제 별도순이익은 당사 기대치를 상회했는데도 배당성향은 당사 기대치인 20%를 하회했고, 2024년보다도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올해는 배당 성향 상향을 다시 기대한다"며 "경영평가등급 산정에 배당 관련 지표가 반영되고, 재무구조가 추가 개선되는 것이 그 근거"라고 전했다.
'원전'에 집중되는 시선
증권가에서는 예상을 밑돈 실적에도 '원전'에 기대 한국전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전력 등 원전 관련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모인 '팀코리아'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원전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미국은 현재 100GW인 원전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프로젝트 중 하나로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은 체코 두코바니 5·6호기에 이어 체코 테믈린 1·2호기, UAE BNPP 5·6호기, 사우디 두웨이힌 1·2호기 등 중장기적으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들이 다수 대기 중이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대형원전 재건 사업 참여 관련 막강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대형원전 프로젝트가 장기간 중단돼 있어 산업 기반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 팀코리아와의 협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미국 AP1000 원전 수주를 맡게 될 경우 20조원 안팎 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한수원)이 AP1000 원전의 '원자로 및 터빈 빌딩 시공+보조기기 EPC'를 담당할 경우 2기당 수주 금액은 18조8000억원, '원자로 빌딩 시공+터빈 빌딩 및 보조기기 EPC'를 담당할 경우 23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한국형 원전의 수주 금액은 26조원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 비중이 확대되는 방향의 발전 믹스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커지면 한국전력의 영업이익률이 오를 수 있다. 올해는 새울 3·4호기 상업 가동에 따라 원전 이용률이 89%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연료비가 떨어진 것도 긍정 요인이다.
전기요금 정책은 예의주시
올해 전기요금을 둘러싼 정책도 한국전력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의 수차례 요금 인상을 통한 판매단가 상승으로 한국전력은 2023년 3분기에 10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에 도입될 '계시별 요금제'의 영향에 대해 증권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낮 시간대의 요금을 낮추고, 저녁 시간대의 요금은 높이도록 계시별 요금제를 개편하는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국전력의 실적 방향성에 있어 중요한 요인은 전기요금 개편의 방향성"이라며 "개편안이 통과될 시 중단기적인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계시별 요금제 개편으로 산업용 고객들의 전기 요금 부담은 전보다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시간대별 전력 수요 편차가 완화됨에 따라 발전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계시별 요금제 개편에 대해 "산업용 전기 요금 급등으로 인한 수요 이탈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매출 감소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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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동 공습에 따른 여파도 주목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일 한국전력 등과 '에너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정세에 따른 국내 전력수급 영향과 대응책을 점검했다. 중동에서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높아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연료 구입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한전의 이익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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