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제작 투자→IP 축적·수익 약화
사업 주체 간 지분 투자 '제작위원회' 필요
성과 공유·리스크 분담…정부 지원 요구돼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지면서 지식재산권(IP) 주권 확보, 광고 기반 수익 모델 한계 극복을 위한 '한국형 제작위원회'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K콘텐츠 산업 도약을 위한 신전략, 한국형 제작위원회'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 콘텐츠 산업은 IP 비즈니스 확대와 자금 조달 방식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제작위원회형 구조를 검토할 수 있는 환경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의 제작 투자가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의 IP 축적과 수익 구조를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콘텐츠 기획 개발 단계부터 IP 비즈니스 구조를 함께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새 판 짜기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콘텐츠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OTT가 제작비 전액과 일정 비율의 이윤을 보장하는 대신 IP를 독점하면서, 흥행에 따른 국내 콘텐츠사의 수익성은 높지 않은 모순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콘진원은 "콘텐츠 IP 거래 현황 조사 결과 기획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미디어와 일반 산업으로의 동시 확장을 계획하는 '병렬식 IP 확장 제작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81.0%에 달했다"며 "영상 제작, 방영권 판매에 편중된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고 글로벌 IP들과 경쟁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제작위원회 모델 도입을 제시했다. 제작위원회는 일본의 대표적인 콘텐츠 제작 투자 방식이다. 다양한 사업 주체들이 지분 투자해 콘텐츠를 만들고 위험을 분담하며, 각자의 사업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해당 모델은 현지 민법상 임의조합에 기초한 프로젝트형 공동사업체로,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직후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자는 방송사, 출판사, 제작사, 배급사, 음반사, 완구 게임사, 광고회사, 플랫폼 사업자 등이며, 출자 비율에 따라 IP 이용권과 수익 배분 권리를 갖는다.
콘진원은 "한국은 방송 광고 시장 위축으로 전통적인 자금 조달 창구가 닫힌 대신 글로벌 OTT 확산과 팬덤 비즈니스 고도화로 IP 비즈니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종의 '사업 동맹' 성격인 제작위원회를 통해 수익 극대화와 IP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P 원작사와 영상 제작사, 게임사, 플랫폼사 등 각자의 입장을 고려할 때 글로벌 유통사는 필수적이며, 글로벌 공동 제작, 정부 지원 및 투자 매칭 등이 요구된다고 했다.
다만 "일본 반다이와 같은 대형 완구사가 없고, 배우 IP, 초상권 문제 등으로 참여사 간 권리 조정이 어려운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며 "한국형 제작위원회를 위해서는 단순 개발비 외에 부가 사업 기획비도 정부가 지원하되 기획 개발, 제작비, 펀드를 묶은 형태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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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콘진원은 "한국형 제작위원회는 과거 단발성 제작 지원 사업이 아닌 IP 가치 상승에 따른 중·장기 수익 회수를 전제로 한 투자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해관계 조정과 투명한 운영을 위한 중간 조직을 비롯해 명확한 IP 활용 경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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