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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 규제, 90년대식 오프라인 중심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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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유통법학회서 정기총회 열려
'유통산업 정부규제 변화의 쟁점' 주제로

유통산업을 둘러싼 정부 규제가 여전히 1990~2000년대 오프라인 대형 유통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유통법학회는 26일 오후 고려대학교 CJ법학관에서 '유통산업 정부규제 변화의 쟁점'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첫 세션에서는 '지난해 유통 분야 법·제도 변화의 평가와 전망'을 놓고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이 과거 '대규모소매업고시' 체계의 연장선상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조혜신 한동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중개 기능이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졌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획이 어려울 정도로 통합되고 있다"며 "플랫폼의 양면시장적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 유인행위'의 경제적 의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규제 체계는 이러한 구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산업 규제, 90년대식 오프라인 중심서 벗어나야" 26일 '유통산업 정부규제 변화의 쟁점' 주제로 열린 한국유통법학회 정기총회 모습.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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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법은 2012년 오프라인 대형마트·백화점의 높은 시장집중도에 대응해 도입됐다. 당시 상위 3개사 점유율(CR3)은 대형마트 76%, 백화점 78%에 달해 납품업체에 대한 '구매력 남용'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온라인 소매 시장의 점유율 합계(CR3)는 50%대 수준으로, 오프라인 유통과는 시장 구조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4년 '티메프 사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법 적용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중개 플랫폼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로 제한하고, 판매대금의 50%를 별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규모유통업법뿐 아니라 전자상거래법의 전업 사업자와 온·오프라인 병행 사업자 간 규제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홍석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사업 형태에 따라 전자상거래법상 과태료에 그치거나 표시광고법상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제재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유인행위를 전자상거래법(B2C 거래 규율)에 한정해 다루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별법엔 플랫폼의 속성을 반영한 다양한 규제 수단들, 예를 들어 사전·사후적·경쟁법적·유통법적·소비자법적 수단들의 혼합이 시도될 수 있고, 플랫폼의 시장지배력에 따른 차등적 규율도 고려할 수 있다"며 "플랫폼의 양면시장성을 충실하게 반영하려면 별도의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을 통한 '실질적 경쟁 제한성' 중심의 판단을 제시했다. 홍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은 행위의 형식보다 경쟁 제한성, 소비자 효용 증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합리의 원칙(Reasonableness)'을 기반으로 한다"며 "플랫폼 시대의 복합적 거래 구조를 평가하는 데 보다 적합한 틀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공정거래 특별법의 제재 수단과 수준의 정합성'을 주제로 과징금 제도의 적정성 논의가 이어졌다. 최근 정부가 일부 특별법상 과징금 상향을 추진하는 데 대해 신중론이 제기됐다.


박성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과징금 제도의 1차적 목적은 위법행위 억제에 있다"며 "과도한 과징금은 효율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보호하려는 거래 상대방이 오히려 시장에서 배제되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 관련 매출액 기반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던 당시의 문제의식으로 돌아가, 부당이익 환수와 억지력 확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산정 방식인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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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경상국립대 법과대학 조교수도 "과징금 규모가 커질수록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과징금과 환급가산금은 연동돼 있어, 법원에서 처분이 취소될 경우 행정 부담 역시 커진다. 산정 과정의 투명성과 엄밀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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