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ELS 과징금 결과 다음 달 윤곽
내부통제 실패 시 CEO 책임 확대 가능성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수익성 압박 심화
내달 지배구조 개편안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과징금 확정을 앞두고 은행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까지 현실화할 경우, 지배구조와 수익 전반에 걸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 규모를 안건심사소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증선위에서 과징금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최종 판단의 공은 안건소위와 정례회의로 넘어갔다.
은행권의 최대 관심사는 과징금 규모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당초 약 2조원 수준이던 과징금을 1조4000억원 안팎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약 1조원 수준이던 KB국민은행의 과징금은 8000억원대로 낮아졌고, 3000억원 안팎이었던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2000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1000억원대였던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역시 15~20%가량 감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전체 피해자의 90% 이상을 대상으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 배상을 완료한 만큼 추가 감경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원칙적으로 50% 이내에서 감경이 가능하다. 추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면할 수 있다. 은행들은 최대 75%까지 감경이 이뤄지길 기대했었다.
과징금 규모에 따라 은행들의 올해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은 비용으로 처리되는 만큼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KB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ELS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57.2% 감소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기준 홍콩ELS 과징금 대비 충당금을 2633억원 반영했다. 과징금이 추가 감경 없이 8000억원대로 확정될 경우 추가로 5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의 경우 향후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 후 필요 시 충당금 추가적립 등의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은행 경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사회 책임 강화와 CEO 내부통제 의무 명문화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시행 시점과 무관하게 지켜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한 점은 은행들의 선제적 대응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단순한 권고를 넘어 사실상 경영 관행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은행들의 내부통제 관련 전략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역시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1.8%)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내달 발표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 주택담보대출 총량 목표 별도 관리 등 추가 조치도 거론된다. 총량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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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 책임 강화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은 경영 전략 전반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비이자이익 확대 등 수익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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