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와 협업체계 구축…소비자보호 시스템 고도화
고과 반영 가점 대폭 확대…임직원 동기부여 강화
소비자보호 DNA 환골탈태…금감원 '모범 사례' 인정
KB국민은행이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발맞춰 관련 인력을 기존 대비 35% 확충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컨슈머 듀티(Consumer Duty·소비자 보호 의무)'와 현지 금융사의 대응 방안,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등을 선제적으로 분석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보호부 인력 증원 및 지주 협업체계 구축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금감원이 개최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 개선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세미나'에서 설광호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부장이 발표한 국민은행 전직원 대상 'KB 소비자보호 가치체계' 발표 내용. 문채석 기자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소비자보호부 인원을 35% 늘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1그룹 2부서 5팀' 체제는 '1그룹 3부서 7팀'으로 확대됐다. 특히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피해구제팀'과 '전기통신금융사기 모니터링팀'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보호부 전체 임직원은 77명에서 104명으로 27명 늘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KB금융지주와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상품위원회 관리 업무를 통합해 상품·서비스의 사전 검증 기능을 높였다는 점이다. 우선 지주 중심의 '통합 민원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은행에서 민원 데이터가 발생하면 지주 차원에서 이를 정기적으로 분석·공유해 계열사 간 공동 대응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가령 은행(판매사)에서 가입한 파생상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투자 계열사(KB증권) 등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도록 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국민은행은 단순 민원 건수 관리를 넘어 불편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체계 구축을 지향한다. '진단·해결·예방' 원칙에 따라 은행이 보고한 민원을 지주가 전 계열사에 실시간 공유·관리하는 프로세스다. 구체적으로 ▲진단 단계에서는 전국 영업점 단위로 민원을 정밀 분석해 취약 지역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해결 단계에서는 도출된 개선 사항을 즉시 과제화해 처리한다. ▲예방 단계에서는 유사 민원 재발 방지를 위해 주요 이슈를 별도 관리하고 전행에 전파함으로써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성과, KPI에 대폭 반영
임직원 성과평가 체계도 소비자보호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실질적인 동기부여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 내 소비자보호 및 윤리경영 배점을 기존 300점에서 450점으로 1.5배 상향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점검 기준을 기존보다 10배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월평균 12.2%였던 지적 비율은 올해 8.4%로 3.8%포인트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비예금 상품에 대한 평가 기준도 대폭 손질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 영업 실적에 따른 가점 관행을 없애고, 대신 KPI 가중치 제한을 둔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의 권한도 막강해졌다. 영업기획·개인고객·기업고객·CIB영업그룹 등 주요 영업 부서에 대해 CCO가 '배타적 거부권'과 '개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에 위해가 될 수 있는 관행이나 상품에 대해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英 정책 벤치마킹…금감원도 '모범 사례'로 평가
이 같은 변화는 영국 FCA의 '컨슈머 듀티'와 바클레이스, 로이드 등 영국 선진 금융그룹의 대응책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결과다. FCA는 컨슈머 듀티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및 가치 ▲소비자 이해 ▲소비자 지원 등 4대 성과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4대 성과 기준과 영국 금융사의 3대 핵심과제(조직 강화·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선제적 리스크 점검)를 통합해 총 137개의 세부 과제를 도출했다. 이는 금감원이 강조하는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과도 궤를 같이한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ELS 불완전판매 사태처럼 사후 보상에 급급하기보다, 전사적 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방에 집중하라는 당국의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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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광호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부장은 "영국 컨슈머 듀티의 핵심은 금융사가 규제를 기계적으로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전 과정에서 소비자를 위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입증 책임까지 금융사가 지는 것"이라며 "은행장 주도의 소비자보호 활동과 'KB 소비자보호 가치체계'를 전 임직원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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