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미달 시 "발주 중단" 압박
전화·문자 동원해 납품업체에 수익 보전 강요
시장 지배력 이용한 '비용 전가' 관행 제동
온라인 쇼핑 사업자 1위 쿠팡이 자신의 목표 이익률을 맞추기 위해 납품업체에 단가 인하와 광고비를 강요하고, 물건값 지급까지 늦추는 등 '종합 갑질'을 일삼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쿠팡의 이 같은 행태가 직매입 거래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법 행위라고 규정하며, 약 21억 원대의 과징금과 함께 불법적으로 가로챈 이자와 상품 비용을 납품업체에 즉시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85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6일 밝혔다. 또한 지연이자 미지급액 약 8억5000만원과 미소진 상품비용 약 5억3000만원을 거래업체에 반환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쿠팡은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강요 ▲광고비 등 비용 전가 ▲상품대금 지연 지급 ▲상품 부당 미반환 등 대규모유통업법의 핵심 조항들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부터 약 3년간 납품업체와 협의한 '순입금액 마진율(PPM)' 목표치에 실적이 미달할 경우, 발주 중단이나 축소를 암시하며 납품단가 인하를 압박했다. 특히 쿠팡의 상품 기획자(BM)들은 증거가 남지 않는 전화, 문자, 카톡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며 업체들을 쥐어짜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은 목표 마진을 맞추기 위해 업체들이 원치 않는 광고를 강제로 집행하게 하거나 그 비용을 떠넘기기도 했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쿠팡이라는 거대 플랫폼 권력 앞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산정 기준상 최고액인 '정액 과징금 5억 원'을 각각의 행위(단가 인하 요구, 광고비 전가)에 대해 최대치로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2021년 도입된 '직매입 상품대금 법정지급기한' 조항을 적용해 제재한 첫 사례다. 쿠팡은 2만 5715개 업체에 줘야 할 대금 2800억 원을 법정 기한(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보다 최대 233일 늦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자체 검수·검품이 끝난 후 입고된 날이 기준"이라고 항변했으나, 공정위는 "상품 인도일이 수령일"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며 쿠팡의 자의적 해석에 쐐기를 박았다. 이에 따라 미지급된 지연이자 8억5300만 원도 납품업체에 즉시 환급하도록 조치했다.
쿠팡은 또한 '쿠팡체험단' 운영 과정에서도 갑질을 부렸다. 고객이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남게 된 상품 2만5000여 개(약 5억 3600만 원 상당)를 납품업체에 돌려주지 않고 가로챘다. 공정위는 이 비용 역시 업체들에 실질적으로 돌아가도록 피해 구제 명령을 내렸다.
이번 제재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가운데, 시장 지배력을 갖춘 대형 플랫폼이 납품업체를 상대로 부당하게 수익을 보전받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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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식 공정위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은 "앞으로도 대규모유통업자가 자신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직매입거래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이익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와 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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