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비율 기준' 적용 과정에서 일부 병원 탈락…채용 차질
병상 목표 축소까지 겹쳐 투자·인력 계획 줄줄이 수정
복지부 "기준 변경 아냐…해석 혼란 있을 수 있어"
보건복지부의 '제3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일부 병원에서 인력 채용 취소와 고용 불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정을 전제로 인력 확충과 시설 투자를 진행했다가 탈락하면서 신임 물리치료사와 간호 인력 등 청년 의료 인력의 해고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탈락한 병원 관계자들은 지정 요건의 적용 방식이 사전 안내와 다르게 결정돼 준비 과정에서 투입한 인력·재정 투자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3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결과 전국 71개소가 선정됐다. 당초 목표로 제시됐던 약 150개소의 절반 수준이다.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은 뇌손상·척수손상 등 급성기 치료 이후 환자의 기능 회복을 집중적으로 돕는 의료기관으로 별도의 정책 지원을 받는다. 병원 입장에선 지정 여부가 수익 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지정에서 탈락한 일부 병원은 "평가 과정 중 '환자구성비율 요건'이 사실상 강화된 방식으로 적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구성비율 요건은 입원 환자 가운데 뇌손상·척수손상·골절 수술 후 환자 등 회복기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관련 고시에선 이 비율을 40% 이상으로 제시한다. 다만 해당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재활 수요와 지역 균형 등을 고려해 조건부 지정이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이 함께 포함돼 있다. 과거 1·2기 지정 과정에서도 신규 신청 병원에 대해 이러한 방식의 유예가 적용된 사례가 다수 있다.
병원들은 복지부가 사전에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도 신규 기관은 환자구성비율을 일정 기간 유예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규 병원의 경우 초기에는 회복기 환자 비중을 단기간에 맞추기 어려운 만큼 지정 이후 단계적으로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고 설명했단 것이다. 그러나 실제 지정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환자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기관들이 탈락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환자구성비율 요건이 신규 진입의 문턱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공모에 참여한 A병원 관계자는 "공모 직전인 지난해 말 설명회에서 환자구성비율은 일정 기간 유예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를 받아 인력 채용과 시설 투자를 진행했다"며 "최종 평가에서 일정 비율 기준이 적용되면서 지정에서 탈락해 경영 계획이 한 번에 흔들렸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은 회복기 재활환자 치료 확대를 위해 물리치료사 약 10여 명과 작업치료사, 재활·간호 인력 등 20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준비했으나 지정 탈락 이후 일부 채용을 취소했다.
B병원 관계자는 "회복기 재활기관 지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고 대학 졸업 예정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인력을 선발했는데 결과가 달라져 인력 운영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용을 취소하거나 보류할 수밖에 없어 지역 인력 고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목표 병상 수 계획이 중간에 변경된 점도 혼란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초 복지부는 제3기 지정과 관련해 약 1만6725병상 규모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최종 지정 결과는 약 1만4000병상 수준에 그쳤다. C병원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제시된 목표 병상 규모를 기준으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시설을 확대했다"며 "일부 의료기관은 거의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고 호소했다.
복지부는 기준이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자구성비율 유예는 고시상 재활의료기관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용할 수 있는 사항으로 의무 규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예 조항이 있다는 점은 안내했지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운영위원회 의결 사항이어서 사전에 확정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과거 사례를 기준으로 유예가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이해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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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지정 기관 수가 당초 목표보다 줄어든 건 실제 환자 수요와 병상 공급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초기에는 약 150개 기관 지정을 계획했지만 현재 재활 환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기관 수를 한꺼번에 늘릴 경우 각 병원이 환자구성비율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지정 규모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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