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시장용 제품 가격 내리고
다른 국가로 향하는 제품 가격은 올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캐서린 만 통화정책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이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정부에 내야 하는 관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영국향 수출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만 위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글로벌 인터디펜던스 센터에서 '중국이 미국 대신 다른 나라로 수출을 돌리면서 영국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 둔화)을 볼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약 3000억달러(약 437조8500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에도 미국 내 물가가 급등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가격 자체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미국 시장용 제품 가격을 내린 대신 다른 국가로 향하는 제품 가격은 올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직후 나왔던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다. 당시에는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다른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가며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BOE의 앨런 테일러 위원도 지난달 "미국의 대중 관세 폭탄이 중국의 가격 인하를 강제해 영국의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BOE는 미·중 무역 전쟁이 영국의 수입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가정을 최신 경제 전망에 반영하기도 했다. 지난주 금리를 3.75%로 동결하는 데 투표했던 만 위원은 최근 경기 위축을 우려하며 조만간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 통화정책위원 9명 가운데 5명은 금리 동결, 4명은 인하에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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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만 위원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여전히 영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 생산성 저하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한계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만 위원은 중앙은행가로서 경제를 운용하는 자신의 역할을 언급하며 "조랑말보다는 나은 레이싱카를 몰고 싶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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