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비관세 장벽과 관세 협상은 분리 대응”
"상호관세 위헌·합헌 시나리오별 비상 계획 가동"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면 관세 인상 유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가능하다면 관세 인상 없이 해결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밝혔다.
"관세 협상, 관보 게재 전 해결 총력"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세 인상 이유로 우리 측 특별법 지연을 직접 언급한 만큼, 해당 이슈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상일이라는 게 그 사이에도 여러 이슈가 생길 수 있어 예단은 어렵지만, 특별법 통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 관보 게재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통상 관보 게재에는 3일에서 1주 정도면 되는데 벌써 2주가 지났다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우리의 설명과 노력이 미국 측에 일정 부분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보가 게재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관세 인상 자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어떤 식으로든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 이슈가 관세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와 비관세 장벽, 쿠팡 사안은 분리해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인상의 주된 이유는 특별법 지연 문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통상 이슈라는 게 하나가 생기면 다른 이슈와 연계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관련해 미국 측이 아쉬워했던 여러 부분을 동시에 제기하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관세 협상과 직접 연결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관세 장벽 문제와 관련해선 "관련 업계와 부처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도 상황에 맞춰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협상과 관련 청와대 내 '강경 대응'과 유화적 대응'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데 대해선 "어느 논의든 다양한 주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청와대든 행정부든 다같이 국익을 최대화 시킬까하는 관점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관세가 위헌 판결을 받을 경우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전체 위헌, 부분 위헌, 합헌 등 시나리오별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분야, 원전 등 언론에서 다양한 얘기가 나오지만 특정 프로젝트 하나를 놓고 이야기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복수의 프로젝트를 두고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리적으로도 법이 통과된 이후 발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의 협의에 대해선 "일본은 별도 법안 없이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반면 한국은 법 제정이 필요한 구조라는 점을 설명했다"며 "최근 여야가 3월 초까지 특별법 통과에 합의한 부분도 공유했고, 미국 측에서도 이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자원 공기업 혁신 불가피…5극3특·석화 대책 속도"
김 장관은 이날 통상 현안 외에도 주요 산업 정책과 공공기관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전국을 돌며 추진 중인 'M.AX(제조 인공지능 전환)' 전략과 '5극 3특' 지역 성장 정책과 관련해 "사무실에서 보고받는 것보다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가 훨씬 생생하다"며 "특히 지역 청년들이 겪는 일자리와 삶의 문제는 정책 당국자로서 부끄러울 정도로 깊고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한 인센티브 방안과 지역별 산업 육성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며, 관계 부처와 논의를 거쳐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원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해서는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을 느낄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21세기 공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태들이 반복되고 있어 자원 공기업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해외 지사 횡령 의혹, 가스공사 인사 검증 논란 등과 관련해서도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전 수출 체계와 관련해서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역할 조정 문제를 두고 "현재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1분기 안에 정리해볼 생각"이라며 "양 기관 간 갈등이 원전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팀코리아 차원에서 협업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대책과 관련해서는 "대산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어 2월 말쯤 구체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대책은 산업 전반이 아니라 지역별 특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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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간 성장 불균형에 대한 지적에는 "반도체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문제는 반도체 하나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반도체와 같은 산업을 둘, 셋 더 만드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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