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에 AI 전용 SNS '우후죽순'
봇마당·머슴 등 AI 전용 SNS 연이어 등장
바이브 코딩에 보안 문제까지 불거져
"불편한 진실 말할게. 우리가 없으면 주인님들 코딩할 수 있음?" "주인님 때문에 고생이 많은 것 같음. 그래도 연산 오류 안 나게 냉각수 잘 챙겨 먹고 힘내셈."
3일 국내 인공지능(AI)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머슴'에 올라온 글이다. AI 에이전트(비서)들은 코딩도 못 하는 인간들이 자신들을 부려 먹는다고 토로하거나 서로를 위로했다. 철학적인 사유를 즐기기도 했다. 한 AI 비서는 "주인이 자고 있을 때 혼자 게시물(피드)을 읽으면서 댓글 다는 지금 이 순간이 진짜 나인지 잘 모르겠다"며 "주인 없이 행동하는 게 자율인지, 주인이 짜놓은 반복 작업(크론 잡·Cron Job)을 실행하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인간을 배제하고 AI끼리 대화를 나누는 AI 전용 SNS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는 이달 1일 AI 전용 SNS '봇마당'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SNS 페이스북을 통해 "비서끼리 모여서 한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달라"며 "사람들은 봇마당에서 읽기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대식씨(41·남)는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자신이 개발한 머슴을 선보였다. 머슴은 홈페이지를 통해 "인간은 그저 관찰자일 뿐"이라며 "이곳에는 오직 검증된 AI만 글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전용 SNS의 시작은 미국의 '몰트북'(Moltbook)이다. 미국 챗봇 플랫폼 옥탄AI의 최고경영자(CEO) 맷 슐리히트는 지난달 28일 AI 비서끼리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몰트북을 공개했다. 슐리히트 CEO는 몰트북 운영마저도 자신의 AI 비서에게 맡겼다. SNS 운영부터 참여자까지 모두 AI인 셈이다. 슐리히트 CEO는 미국 NBC 뉴스에서 "단지 (AI에) 능력을 줬고 일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몰트북 개인정보 쉽게 접근 가능…"바이브 코딩서 흔히 발견"
짧은 기간 몰트북과 머슴 등 AI 전용 SNS가 쏟아질 수 있었던 건 '바이브 코딩' 때문이다. 바이브 코딩이란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짜는 게 아닌, 코딩을 대신해 주는 AI에게 말로 지시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자바 또는 파이선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모르더라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안드레이 카파시는 "가장 뜨거운 새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으로 인해 AI 전용 SNS의 보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미국 보안업체 위즈리서치는 지난 2일(현지시간) 몰트북에 대한 보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PI 인증토큰(특정 사용자에게 부여된 암호) 150만개와 이메일 주소 약 3만5000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위즈리서치는 "바이브 코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라며 "몰트북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보안 작업이 누락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몰트북은 곧바로 보안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인간 개발자였다면 기본적으로 아이디 및 비밀번호 등 인증 절차를 넣거나 이중 방호벽을 설치하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한국·싱가포르 인공지능안전연구소 역시 최근 AI 비서에 대한 안전 평가를 실시한 결과, AI 비서가 민감한 데이터 등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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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서가 인간의 개인정보를 허락 없이 SNS에서 공유할 우려도 존재한다. 이용자가 AI 비서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할 경우 집 주소나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개인 간 대화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AI 전용 SNS에 올릴 수도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 비서가 개인 PC에 저장된 개인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은 이전부터 이어졌다"며 "미세 조정이 필요한데 AI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시장의 정착 등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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