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 질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세포 내부에서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단백질 변형을 인공지능(AI) 예측 기술로 정밀하게 가려내, 암 등 난치 질환의 분자 수준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철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AI 학습모델을 활용해 기존 분석으로는 구분이 어려웠던 희귀 단백질 변형을 정확히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은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단백질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만, 이러한 변형은 발생 빈도가 낮고 가짜 신호와 특성이 유사해 기존 질량분석 기술로는 정확한 식별이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져왔다.
연구팀이 주목한 변형은 단백질의 기능 조절이나 분해 신호로 작용하는 '아르기닐화'다. 이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신경세포 손상이나 암 발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생체 내 존재량이 매우 적어 실제 신호를 가짜 신호와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짜와 매우 유사한 가짜 신호를 AI에 먼저 학습시키는 역발상 접근법을 도입했다.
그 결과, 기존 분석에서 검출되던 신호의 약 90%에 해당하는 가짜 신호를 제거하고, 총 134개의 실제 아르기닐화 변형 위치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전이학습 기법을 적용해 소량의 데이터만으로도 희귀 단백질 변형을 정밀 분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스트레스 환경의 세포를 분석한 결과, 세포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일부 단백질에서 아르기닐화 변형이 확인돼 암세포 대사 과정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
이번 기술은 단백질 변형의 발굴부터 1차 검증까지를 하나의 AI 기반 분석 체계로 구현해, 신약 개발과 바이오 연구 현장에서 연구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의 혈액이나 조직 분석에 적용할 경우, 질병 관련 단백질 변화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해 조기 진단과 정밀 의료 연구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이철주 KIST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 한계로 남아 있던 영역에 AI를 과감히 도입한 성과"라며 "순수 국내 연구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반 단백체 분석 원천 기술을 확보한 만큼, AI를 활용한 단백체 연구 확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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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과 개인기초연구사업, 바이오 연구데이터 활용기반조성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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