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결산보고서 앞두고 세미나
"회계기준 역할 확장 경계" 지적도
삼성생명이 회계 일탈로 금융당국의 원복 조치를 받은 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에서 유배당보험 계약 관련 보험부채가 인식되지 않을 경우 분식회계로 오인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손혁 계명대 교수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탈원복 이후 보험회사 IFRS17 적용공시 미래와 방향' 세미나에서 "IFRS17 체계에서 유배당보험 계약 관련 보험부채가 인식되지 않는 경우 분식회계로 오인받을 수 있으며, 반드시 계약자 권리의 존속과 범위를 명확히 설명하는 공시·시뮬레이션 등이 매년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손혁 교수와 함께 김상헌 한국국제회계학회 회장, 박성종 한경국립대 교수, 신병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전무, 김광중 법무법인클라스한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업계는 오는 3월 공시될 삼성생명의 결산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생명 유배당보험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몫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1980~90년대 유배당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가입자들이 납입한 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8.51% 매수했다.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그간 별도 부채인 '계약자지분조정'으로 처리돼 '일탈회계'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그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12조원대에서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 교수는 "일탈회계 원복 이후 일부 보험회사의 재무제표에서 유배당보험 계약 관련 보험부채가 인식되지 않는 현상은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IFRS17의 측정 논리에 충실한 결과라고 판단할 수 있으나 이는 큰 오산"이라며 "유배당보험 계약은 초과 이익 발생 시 계약자에게 배당을 분배하기로 한 계약 구조를 전제로 한다. 해당 권리는 특정 시점의 보험부채 측정 결과와 독립적으로 존속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부채가 '0'이라는 수치로 충분한 설명 없이 제시될 경우 계약자에게 권리 박탈로 오인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박성종 한경국립대 교수는 "보험부채가 '0'이라는 공시가 계약자 보호 측면에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 자체가 타당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시된 일부 제안은 IFRS17의 개념체계와 측정 논리를 넘어서는 설명을 요구하거나 실무적으로 과도한 부담과 해석 불일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논의는 보험부채 측정 결과에 대한 설명을 명확히 하고 공시의 정교화에 초점을 맞추되, 계약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이유로 회계기준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접근에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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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감독원과 회계기준원은 지난해 12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를 열고 '유배당보험 계약 관련 배당금 지급 의무와 관련해 일탈회계를 지속할 수 있느냐'는 생명보험협회 질의에 "더 이상 적용할 수 없다"고 답변하며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일탈회계를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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