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이사장 신년 간담회
수익률 제고 위해 포트폴리오 유연화
환헤지 비중 비공개로…'전략적 모호성'
의결권 적극 행사도 예고…"투자자로서 할 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수익률 제고를 위한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강조했다. 환율 대응도 국내 증시 부양이나 환율 안정이라는 목표가 아니라, 국민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래 목적을 위해 '전략적 모호성'을 발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의결권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29일 김 이사장은 서울역 인근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10년 동안 해외주식 수익률이 국내주식 수익률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유독 지난해부터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아졌다"며 "지금 한도에 걸려서 매도하는 게 수익에 도움인지 손해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에,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포트폴리오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하도록 자율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주식 비중 확대가 '국내 증시 부양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률을 만들어내는지가 최고 관심사고, 모든 의사 결정은 그에 따라 이뤄진다"며 "운용 조직에 뭐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적어도 내 임기 동안은 정치, 경제 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독립성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부적인 수익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국민연금과 같이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 사이에서도 수익률이 압도적일 것으로 자신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다른 연기금보다 한국 증시에 투자한 비중이 크기 때문에 무척 수익률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환헤지 비공개…의결권 적극 행사 시사
전략적 환헤지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환전략이 시장에 많이 노출될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전략적 모호함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환헤지는 환율에 따른 변동 손익을 사전에 확정하는 기법이다. 환율 변동이 극심하면서 발생하는 손익 변동성을 줄이는 조치다. 김 이사장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해외에 달러화(貨)로 투자할 때 비용이 늘어나는데 이것도 모두 국민이 낸 소중한 보험료다"며 "환율은 그만큼 국민연금에도 중요하기에 한국은행이나 정부 요청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가 적극 목소리를 내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국민연금의 막중한 역할과 규모에 비해 책임투자도 형식적으로, ESG원리도 약간 무늬만, 스튜어드십코드도 적용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했다"며 "투자한 나라와 기업이 성장해야 국민연금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특정 기업에 발생한 리스크로 손해를 본다면 당연히 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과거 대한항공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땅콩 회항' 당시 주가가 떨어졌을 때 비공개 서한을 보내도, 공개서한을 올려도 대한항공 측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마지막 의결권 행사 의사를 밝히자 한진칼 주가가 수직 상승했는데, 연금사회주의가 아니라 정당한 의결권 행사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기금운용 인력을 늘리고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에 다섯번째 해외 사무소를 개설하는 계획도 밝혔다. 경력직 운용 인력 채용과 함께 대졸 미경력자도 주임운용역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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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연금개혁을 선도하며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고, 퇴직연금도 공적연금화하면서 구조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연금의 사각지대도 줄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행정 혁신을 통해 '모두가 누리는 연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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