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거 방미…대미투자불변 강조
입법 상황 대한 오해 불식 나설 것
한국선 특별법 두고 여야 대치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투자 지연을 이유로 '한국 관세 25% 원복'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으로 향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오후(한국시간 30일 오전)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난다고 28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 관련 입법 상황에 대해 미국 측이 상당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밤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저희가 듣기에는 일단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진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 이후) 중간에 러트닉 장관과 한번 연락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이 언급한 '국내 입법 상황'은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전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을 말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속 처리를 촉구했지만, 야당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도 여야 간 대치가 이어졌다.
김 장관은 이어 "우리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하고, 미국과의 협력·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기에 그런 내용을 충실히 잘 설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가 러트닉 장관하고는 어떤 이슈도 서로 이야기하는 사이"라며 "터놓고 한번 이야기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캐나다 출장 중이던 김 장관은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급하게 미국을 찾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인 27일 한국과 잘 해결하겠다며 '협상 모드'로 전환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관세 언급 이후 미국 정부가 해당 관세의 관보 게재 절차에 들어갔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내 뉴스를 통해 접했고, 저도 이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보통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준비를 하는 건 실무자로서는 당연한 절차일 테니까 저는 그 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고, 좀 더 구체적 내용은 협의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총액 3500억달러 규모)가 언제부터 집행이 될 것 같으냐'라는 물음에 "입법뿐 아니라 프로젝트 관련 내용도 나와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제 미국 정부와 잘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시기에 대해서도 "예단하지 않고, 아주 적절한 시점에 양국 모두 축복하는 프로젝트가 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의 디지털 규제, 쿠팡 사태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에 관해서는 "그런 내용이 관세 같은 본질적 이슈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잘 관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쿠팡 이슈도 미국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으면 어떻게 했을까를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보다 훨씬 더 세게, 어느 나라 정부든 (세게)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 권익이나 이해에 대해 훨씬 더 강한 입장을 갖고 있기에 충분히 설명하면 미국 정부도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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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러트닉 장관 외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관세 인상의 직접적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우려도 전달할 계획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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