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코리아전담반, 50일간 136명 검거
드라마 '카지노' 나온 코리안데스크 모티브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휘, 8개 작전 수행 성공
경찰 "해외 어디로 도망쳐도 반드시 잡는다"
대국민 피해를 초래한 캄보디아 스캠(사기)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현지로 출격한 경찰청 '코리아 전담반'이 50일간 8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피의자 136명을 검거했다. 국가정보원·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범정부 역량을 결집하는 등 경찰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 개소 이후 현지에서 피의자 136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 한국인 피의자 73명(코리아 전담반 검거 68명) 중 72명은 모두 구속됐다. 경찰은 수사를 마치는 대로 이달 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코리아 전담반은 캄보디아 경찰청에 설치된 한국인 사건 전담 부서로, 한국 경찰 7명과 캄보디아 경찰 12명이 합동 근무하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진 '코리안 데스크'가 모티브다. 우리 정부는 2010년대 초 필리핀에서 한국인 살인 사건이 다수 발생하자 필리핀 앙헬레스 범죄수사국에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한 바 있다. 이번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은 지난해 10월 이후 현지 대규모 스캠 단지에서 범죄 피해가 급증하자 범정부 차원에서 정부합동대응팀을 구성한 뒤 보다 신속한 경찰 파견이 이뤄졌다. 경찰청 내 초국가범죄 경찰 종합대응단을 설치해 현지 활동을 전략적으로 지휘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수사는 물론 국제 공조에서 잔뼈가 굵은 경력자를 모았다. 스캠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과학수사·디지털포렌식 전문가도 포함시켜 코리아 전담반의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범죄 발생지가 해외인 데다 스캠 조직이 보안을 위해 폐쇄적인 장소에서 가명을 써가며 범행한다는 점에서 코리아 전담반의 수사는 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국제 공조 경험을 축적해온 경찰은 캄보디아 전국 수사관서로부터 스캠 단지 첩보를 수집·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스캠 단지를 단속한 뒤에는 한국 수사팀으로 구성된 공동조사팀을 현지로 파견해 피해자 확인 등 기초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특히 스캠 범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미로 '브레이킹 체인(Breaking Chains)'이라 명명한 글로벌 공조 작전 회의를 통해 해외 경찰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냈다. 우리 경찰이 수집해온 첩보를 국제무대에서 논의하는 등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코리아 전담반은 위장·잠복 등 다양한 기법으로 피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범죄 조직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활동했다. 이달 초 한국인 피의자가 프놈펜 공항에 올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을 땐 관광객으로 위장·잠복하고 화장실에서 증거를 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담반은 작전마다 수집한 첩보를 경찰청·국가정보원·외교부 등과 교차 검증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50일간 8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 경찰과의 신뢰 관계를 공고히 했다. 현지 경찰들이 한국의 과학수사·포렌식 역량에 강한 학습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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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는 "범죄자가 세계 어느 곳으로 도피해도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해외 거점 범죄조직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을 명심하라"라고 경고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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