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이달 골드바 판매액
전월 대비 2배 이상 폭증
골드뱅크 잔액도 2조원 넘겨
"올인 투자 조심해야"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g)당 5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골드바와 골드뱅킹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와 달러 가치 하락, 안전자산 선호 확대가 맞물리며 금값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단기 변동성이 커진 만큼 자산의 상당 부분을 금에 몰아넣는 '올인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달 새 판매량 2배 급증… 골드뱅킹 잔액 2조원 돌파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733억원으로 전월(35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액인 57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판매 중량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 중량도 지난달 판매량(132㎏) 대비 120.45% 급증한 291㎏으로 집계됐다.
0.01g 단위로 금을 매입·매도할 수 있는 예금형 상품인 골드뱅킹 잔액도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3곳(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26일 기준 2조2049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9320억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거세다. 전날 기준 10개 금 ETF의 순자산총액은 7조1768억원으로 한 달 만에 6071억원, 6개월 만에 3조4299억원이 불어났다.
지정학적 불안에 달러 약세까지…추격 매수 조심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대외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2.4% 오른 온스당 5102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2월 인도분 금 선물 역시 온스당 5082.50달러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국내 금 가격(KRX 금 시장 기준) 또한 직전 거래일 대비 1.67%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부채 급증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기소 논란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상황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 시도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며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추세다. AI 산업 확대로 인한 산업용 금 수요(전체의 7~10%) 증가도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 뜨는 뉴스
국제 투자은행(IB)들이 금값 목표치를 5500달러에서 6000달러 선까지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개인들의 투기적 접근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값 급등에 뒤늦게 자산의 90% 이상을 금으로 채우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가격 변동성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경고했다. 이어 "금 ETF나 분할 매수를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20~30% 수준으로 적절히 배분해야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