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분석
폐 조직 1g당 미세플라스틱 28.3개 축적
"환기 강화, 마스크 착용이 현실적 대책"
서울 지하철 공기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실외보다 현저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실외보다 3.7배 높아, 시민들의 호흡기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연합뉴스는 최근 연세대 연구팀이 환경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1년간 서울 지하철역 3곳과 인근 실외, 서울 시내 주거 실내 공간의 공기를 동시에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측정 결과 지하철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실외보다 뚜렷하게 높았고, 일부 역에서는 국내 대기환경 기준을 1.5∼3.6배 초과했다. 또 같은 기간 실내 주거 공간과 비교하면 장시간 머무는 주거 공간의 연간 누적 노출량은 더 클 수 있지만, '시간당 폐에 침착되는 미세먼지 양'은 지하철이 가장 높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미세먼지에 결합해 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농도다. 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당 최대 5.94개로, 인근 실외(0.43~1.24개)보다 최대 3.7배 높았다. 혼잡도가 높은 역사일수록 농도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하철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실외는 물론 실내 주거 공간보다도 확연히 높다"며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발생한 오염원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열차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레일·차륜 마찰, 제동 과정에서 생기는 분진, 승객 의류에서 떨어지는 합성섬유 등이 환기가 제한된 지하 공간에 쌓이면서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모델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한국 성인의 경우 평생 폐 조직 1g당 평균 28.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폐암 환자의 폐 조직에서 확인된 수치보다 5~10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니켈, 크롬, 비소 등 발암성 중금속이 결합한 형태로 흡입될 수 있어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호흡기 질환과 암 위험을 동시에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으로의 전환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가능한 대책은 아니다. 이에 단기 대책으로 지하철 역사와 차량의 외부 공기 유입을 늘리고, 환기·공기정화 설비를 적극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개인 차원에서는 지하철 이용 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 착용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됐다.
지금 뜨는 뉴스
연구를 이끈 박준홍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깊은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은 구조적으로 공기 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지하철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장기적으로 위해성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