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1~2인 가구 급증에 소비 구조 급변…"상권을 생활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충남의 인구구조 변화가 지역상권과 소상공인의 존립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 속에서, 기존의 유통·상권 활성화 중심 정책만으로는 지역경제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앞으로는 상권을 '소비의 공간'이 아닌 주민의 일상과 생계를 떠받치는 '생활서비스 인프라'로 전환하는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남이 인구 정점을 지나 본격적인 감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상권의 축소와 기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충남연구원의 이민정 연구위원은 19일 '충남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상업 정책방향' 충남리포트 401호을 통해, 충남 인구가 오는 2038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30년까지 고령 인구 비중은 2020년 대비 54.4% 증가하고, 2인 가구 이하 비중은 7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구매 빈도는 줄고, 소량·근거리 소비가 늘어나며, 의료·건강 관련 업종 수요가 확대되는 반면 야간·주중 상권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권의 '집객 기능' 자체가 약화되는 구조적 변화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충남의 소상공인은 32만7000개 업체, 종사자 수는 44만9000명으로 지역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평균 사업주 연령은 57.5세, 평균 창업연도는 2008년, 평균 종업원 수는 1.14명에 불과하다.
연평균 매출액도 1억6000만 원 수준으로, 동종업 경쟁 심화와 원재료비·인건비 상승에 대한 충격 흡수력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고령 소상공인과 소규모 종업원 구조로 인해 온라인 주문, 배달 플랫폼, 데이터 기반 경영 등 새로운 경쟁 환경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구 감소 충격을 상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 지역상업 정책은 '무엇을 팔 것인가, 어떻게 유통을 늘릴 것인가'라는 관점에 머물러 있었다"며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소비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주민의 생활수요를 어떻게 유지·보장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책 대안으로 ▲주민 생활수요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가칭)충남 생활서비스 보장구역' 지정 ▲식품사막화와 쇼핑약자 문제에 대응하는 지역상생편의점 도입 ▲고령 소상공인의 폐업과 승계를 연계하는 지역밀착형 서치펀드 및 사업승계 지원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는 일본 등 인구 감소를 먼저 경험한 국가들의 정책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아울러 고령친화형 상점 지정, 라스트마일 물류 지원, 디지털·AI 기반 소상공인 역량 강화, 폐업 이후 재취업·재기 연계 등 상생형 소상공인 육성 전략도 함께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라며 "지역상권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생계를 지탱하는 생활 인프라로 재정의하지 않는다면, 지역상업의 지속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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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응하는 상생형 정책만이 상권과 소상공인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청취재본부 이병렬 기자 lby44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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