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AI 데이터센터, 지방도시 재생 시설로 바라봐야”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고서
데이터센터 등장에 부동산 시장 변화
빅테크는 임차인, PE는 자산 소유주가 되는 구조
입지 가치도 전력망·냉각수 등이 중요
"인프라 재활용 가능한 지방도시 재생의 기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지방 도시를 살려낼 수 있는 핵심 시설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함으로써 수도권에 비해 전력 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부동산 가치 또한 전력망 접근성이나 열 관리 효율성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한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AI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의 재편: 데이터센터가 만드는 새로운 입지 가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AI가 막대한 전력과 토지가 필요한 물리적 장치 산업으로 진화함에 따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핵심 임차인'이 되고 사모펀드(PE)는 '자산 소유주'가 되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1기를 짓는 데는 토지비·건축비·설비비를 포함해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이 비용을 전부 자체 현금으로 충당해 자산을 소유하게 되면, 재무제표상 투자자본수익률(ROIC)이 떨어지는 악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가용 현금을 자산 매입보다는 AI 모델 개발이나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에 집중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위원은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블랙스톤 등 거대 PE"라며 자본의 분업화 현상을 강조했다. 빅테크는 직접 건물을 짓는 대신 '세일 앤 리스백'(기업이 소유한 토지나 건물을 금융사 등에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이용하는 방식)을 통해 PE가 구축한 센터를 10년 이상 장기 임차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PE는 전력과 부지를 선점하고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는 '인프라 디벨로퍼'(기반시설 개발 및 운영 전문 사업자) 역할을 수행한다. PE 입장에서는 빅테크라는 우량 임차인을 확보함으로써 연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AI 데이터센터, 지방도시 재생 시설로 바라봐야”
AD

조 연구위원은 AI 데이터센터가 부동산 입지의 우선순위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처럼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의 거리)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살기 좋은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54㎸·345㎸급 초고압 변전소 인근, 냉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늘한 기후나 풍부한 수자원, 지진·홍수로부터 안전하고 주민 반발이 적은 지역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이는 역설적으로 쇠락해가던 지방 도시와 노후 산업단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 건립의 최대 난관 중 하나는 송전탑 신설인데, 과거 공장이 운영되던 산업단지에는 이미 고압 전력용 변전소와 송전망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방 도시들이 이러한 기존 자원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 영도구다. 대평동의 마스텍중공업(옛 조선소) 부지는 과거 산업용 고압 전력을 사용하던 기반시설이 남아 있었다. 창해개발은 이 유휴 전력망을 활용해 80㎿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조 연구위원은 "송전탑 건설에 수년을 허비할 필요 없이, 멈춰선 조선소의 심장을 AI 심장으로 즉시 교체한 인프라 재생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지방 도시들이 지역 천연자원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춘천시는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활용한 수열 에너지로 데이터센터의 냉방 전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동시에 댐의 수력 발전을 통해 직접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네이버와 삼성SDS가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는 것이 조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전남 해남군 역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해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즉시 소비할 수 있는 모델을 갖췄다. 실제로 지난 8일 전남도와 해남군은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AD

조 연구위원은 "관점을 전환해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혐오 시설이나 '전기 먹는 하마'로 볼 것이 아니라, 부산 영도의 사례처럼 소멸 위기의 지방 도시를 살려낼 도시재생의 핵심 앵커 시설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