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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지방도시 재생 시설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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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 보고서
데이터센터 등장에 부동산 시장 변화
빅테크는 임차인, PE는 자산 소유주가 되는 구조
입지 가치도 전력망·냉각수 등이 중요
"인프라 재활용 가능한 지방도시 재생의 기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지방 도시를 살려낼 수 있는 핵심 시설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함으로써 수도권에 비해 전력 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부동산 가치 또한 전력망 접근성이나 열 관리 효율성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한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AI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의 재편: 데이터센터가 만드는 새로운 입지 가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AI가 막대한 전력과 토지가 필요한 물리적 장치 산업으로 진화함에 따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핵심 임차인'이 되고 사모펀드(PE)는 '자산 소유주'가 되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1기를 짓는 데는 토지비·건축비·설비비를 포함해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이 비용을 전부 자체 현금으로 충당해 자산을 소유하게 되면, 재무제표상 투자자본수익률(ROIC)이 떨어지는 악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가용 현금을 자산 매입보다는 AI 모델 개발이나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에 집중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위원은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블랙스톤 등 거대 PE"라며 자본의 분업화 현상을 강조했다. 빅테크는 직접 건물을 짓는 대신 '세일 앤 리스백'(기업이 소유한 토지나 건물을 금융사 등에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이용하는 방식)을 통해 PE가 구축한 센터를 10년 이상 장기 임차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PE는 전력과 부지를 선점하고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는 '인프라 디벨로퍼'(기반시설 개발 및 운영 전문 사업자) 역할을 수행한다. PE 입장에서는 빅테크라는 우량 임차인을 확보함으로써 연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AI 데이터센터, 지방도시 재생 시설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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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구위원은 AI 데이터센터가 부동산 입지의 우선순위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처럼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의 거리)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살기 좋은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54㎸·345㎸급 초고압 변전소 인근, 냉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늘한 기후나 풍부한 수자원, 지진·홍수로부터 안전하고 주민 반발이 적은 지역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이는 역설적으로 쇠락해가던 지방 도시와 노후 산업단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 건립의 최대 난관 중 하나는 송전탑 신설인데, 과거 공장이 운영되던 산업단지에는 이미 고압 전력용 변전소와 송전망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방 도시들이 이러한 기존 자원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 영도구다. 대평동의 마스텍중공업(옛 조선소) 부지는 과거 산업용 고압 전력을 사용하던 기반시설이 남아 있었다. 창해개발은 이 유휴 전력망을 활용해 80㎿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조 연구위원은 "송전탑 건설에 수년을 허비할 필요 없이, 멈춰선 조선소의 심장을 AI 심장으로 즉시 교체한 인프라 재생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지방 도시들이 지역 천연자원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춘천시는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활용한 수열 에너지로 데이터센터의 냉방 전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동시에 댐의 수력 발전을 통해 직접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네이버와 삼성SDS가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는 것이 조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전남 해남군 역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해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즉시 소비할 수 있는 모델을 갖췄다. 실제로 지난 8일 전남도와 해남군은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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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구위원은 "관점을 전환해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혐오 시설이나 '전기 먹는 하마'로 볼 것이 아니라, 부산 영도의 사례처럼 소멸 위기의 지방 도시를 살려낼 도시재생의 핵심 앵커 시설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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