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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이 아닌 관개수로"…강화 DMZ 인근 말라리아모기, 서식지 변화·다중 살충제 내성 확인[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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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3년 추적 조사…중국얼룩날개모기 유충, 잡초 우거진 수로에 집중
kdr·ace-1 저항성 유전자 동시 확산…신규 내성 변이까지 포착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가 비무장지대(DMZ) 인근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유충 서식지가 과거와 달라지고 살충제 내성도 복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다.


여선주 서울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인천 강화군 DMZ 인근 지역에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속(Anopheles)을 장기간 조사한 결과, 핵심 매개종인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유충이 논 내부가 아닌 논 주변 관개수로에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으며, 피레스로이드계와 유기인계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 유전자가 동시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논이 아닌 관개수로"…강화 DMZ 인근 말라리아모기, 서식지 변화·다중 살충제 내성 확인[과학을읽다] 한국의 말라리아 발생률과 본 연구에서 조사한 Anopheles 모기의 주요 채집지를 보여주는 지도. (A) 인천 강화군 연구 지역 지도.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속(Anopheles)의 주요 번식지 3곳을 표시했다. 붉은 점은 2024년 기준 국내 말라리아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붉은 원은 채집 구역을 나타낸다. (B) 2022~2024년 강화군에서 확인된 말라리아 모기 자생지를 위성 이미지로 표시했다. 붉은 점은 월곳면(WG·2022), 내가면(NG·2023), 국화리(KH·2024), 선행리(SH·2024) 등 조사 지점을 나타낸다. 연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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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2025년 11월 2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논에서 수로로…말라리아 매개 모기 유충 서식지 '구조적 변화'

연구팀은 2022~2024년 3년간 강화군 내가면, 국화리, 선행리 등 주요 지점을 대상으로 월별 유충과 성충을 채집해 서식 환경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2024년 조사에서는 중국얼룩날개모기 유충이 과거 주요 서식지로 알려졌던 논 내부에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았고, 대신 잡초와 그늘이 형성된 관개수로에서 주로 발견됐다. 해당 관개수로는 축사와 인가에서 반경 100m 이내에 위치한 서늘한 환경으로, 농업 수리 환경 변화가 유충 서식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시네로이데스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roides)는 숲 인접 얕은 진흙과 잡초 지대, 린데사이얼룩날개모기(Anopheles lindesayi)는 맑은 물이 흐르다 정체되는 시냇물 구간에서 주로 발견돼, 얼룩날개모기 종별로 서식지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양상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말라리아 매개 모기 유충 서식지에 대한 체계적 조사가 2007년 이후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실제 현장에서는 서식 환경이 이미 상당 부분 변화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 '이중 내성' 확산…신규 저항성 유전자형 확인

방제 측면에서 더 큰 문제는 살충제 저항성의 확산 양상이다. 연구팀은 국내 방제에 주로 사용되는 피레스로이드계와 유기인계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과 연관된 kdr 유전자(knockdown resistance)와 ace-1 유전자(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스-1)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얼룩날개모기 대부분의 개체에서 ace-1 저항성 대립유전자가 확인됐으며, kdr 유전자 역시 다양한 변이 조합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개체에서는 서로 다른 작용기작을 갖는 살충제 표적 유전자 변이가 동시에 검출돼, 강화군 DMZ 인근 말라리아 매개 모기 집단에 다중 살충제 저항성이 이미 형성돼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kdr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는 기존 국내 연구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저항성 유전자형도 확인돼, 살충제 선택압 아래에서 저항성 진화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전학적 분석 결과도 주목된다. 중국얼룩날개모기의 ace-1 유전자형 분포는 하디-바인베르크 평형(Hardy-Weinberg equilibrium)을 벗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집단 내 유전자 빈도가 무작위 교배 조건에서 유지되지 않고, 살충제 선택압에 의해 유전적 구조가 변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특히 이형접합 개체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은 향후 살충제 저항성 진화 과정을 장기적으로 추적·분석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이 아닌 관개수로"…강화 DMZ 인근 말라리아모기, 서식지 변화·다중 살충제 내성 확인[과학을읽다] 2024년 강화군에서 채집한 얼룩날개모기속(Anopheles) 유충 분포. 내가면·국화리·선행리에서 조사했으며, 노란 별표는 축사, 흰 원은 유충 번식지를 나타낸다. 유충은 축사 인근 관개수로에서 시네로이데스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roides), 린데사이얼룩날개모기(Anopheles lindesayi),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가 확인됐다. 연구진 제공

말라리아 관리 '기준 자료' 제시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국내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최신 서식지 변화와 살충제 저항성 확산 양상을 동시에 반영한 드문 현장 기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논 내부 중심으로 인식돼 왔던 유충 서식지가 관개수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말라리아 방제 정책과 현장 관리 전략을 재설계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kdr 유전자와 ace-1 유전자 분포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는, 국내 말라리아 매개 모기 집단에서 살충제 저항성이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평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준 자료로써 활용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유전학적 기준이 축적될 경우, 살충제 선택과 사용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나아가 이번 결과가 관개수로 중심의 맞춤형 방제 전략 수립, 살충제 사용 정책의 과학적 개선, 생태·유전 정보를 통합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 관리 체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방제 성과를 넘어, 매개 모기의 생태 변화와 저항성 진화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말라리아 관리 전략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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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을 통한 글로벌 백신 사업 지원을 비롯해, 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서울대학교 의예과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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