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정국 관리하지 못할 것" 평가
트럼프 인식에 영향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대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근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도록 하는 데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보고서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CIA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내부 권력 구도를 분석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CIA에 분석을 의뢰했고, 베네수엘라 사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보고서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로드리게스 부통령 외 마두로 정권의 고위 인사 두 명이 질서 유지를 위한 임시 권한대행으로 거론됐다. 나머지 두 명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권력 서열상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부 장관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으로 추정된다. 다만 카베요 장관과 파드리노 장관은 미국의 형사 기소 대상으로 미 정부에 협조할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됐다.
야권 지도자인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아 마차도나 2024년 대선에서 실제 승리자로 평가받는 에드문도 곤살레스에 대해서는 베네수엘라 정국을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군부와 경찰, 마약 카르텔과 여권 세력의 저항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공개적으로 마차도를 지지해왔으나, 최근엔 "현재로선 그녀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이 없다. 매우 좋은 여성이나, 존경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CIA 보고서와 같은 시각을 공유하는 발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지난 2019년 베네수엘라 사태 때의 경험으로 베네수엘라 야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후안 과이도가 대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임시 대통령을 선언했지만, 군부 이탈과 대중 봉기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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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남미 정책을 담당했던 후안 크루즈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야권을 성과를 내지 못한 패배자들로 본다"며 "이들이 인상적이지 않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여기는데 왜 굳이 그들에게 맡기겠느냐"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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