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외인 관광객…中美 주도
올해 외인 관광객 2000만명 정조준
체류·소비 구조 바꾸는 질적 전환이 관건
지난해부터 회복 국면을 보인 한국 관광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축으로 중장거리 수요까지 구조적으로 재편되면서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돌파가 현실적인 목표로 부상했다. 이제 한국 관광의 과제는 단순한 방문객 확대가 아니라 이 성장을 체류 기간과 소비 구조의 질적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바람이 강하게 불며 다시 강추위가 몰려온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관광객들이 두툼한 옷차림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 내일 아침기온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가 강추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조용준 기자
외국인 관광객 중국·미국이 회복 주도…'회복'에서 '전환'으로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월 기준 1741만8270명으로 전년 동기(1509만8766명) 대비 1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연간 방문객 1637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12월 관광객이 더해지면 2019년(175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 관광객 수를 경신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2680만3084명으로 3.2% 늘어나는 데 그쳐 인바운드 회복 속도가 아웃바운드를 크게 앞질렀다.
국가별로는 중국 시장의 반등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1월 중국인 관광객은 37만786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9% 증가했고, 11월 누계로는 18.4% 늘어난 508만7135명으로 전체 외래객의 29.2%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대 핵심 시장으로 복귀했다. 한동안 동남아와 일본으로 분산됐던 중국인 관광 수요가 다시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한국 관광 시장의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반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단순한 기저효과를 넘어 구조적 회복의 결과로 풀이된다.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의 지속적인 회복세를 토대로 미주·대만 등 중장거리 노선 회복, 항공 공급 정상화, 글로벌 이벤트·K-콘텐츠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중심의 회복 단계를 지나 중·장거리 시장까지 살아나면서 한국 관광시장이 팬데믹 이전 구조를 넘어 새로운 균형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복귀는 시장의 체질 변화를 상징한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급감했던 중국 비중은 한동안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핵심축으로 다시 부상했다. 여기에 최근 중·일 관계 악화, 환율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이 동북아 관광 수요의 대체 시장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외인 관광객 사상 첫 '2000만명 시대' 가능성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0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이미 1700만명대를 회복한 상황에서 올해 항공편 증편과 주요 시장의 추가 회복이 이어질 경우 연간 2000만명 돌파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중국·미국·대만을 3대 성장 축으로 꼽는다. 중국의 경우 출국 수요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미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도 강달러 환경 속에서 소비 여력이 커졌고, 대만·동남아 역시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과거 사드 사태 당시 중국인 관광 수요의 10~13%가 일본으로 이탈했다"며 "최근 중·일 관계 악화 역시 한국 관광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일 갈등에 따른 '풍선 효과'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최대 700만명까지 늘어나며, 연간 전체 방한객 수가 2076만~2126만명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2019년 기록을 단숨에 300만명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시장도 또 하나의 성장축이다. 강달러 환경 속에서 미국인의 해외여행 소비력이 확대되면서 한국을 찾는 미국인 관광객이 팬데믹 이전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거리 위주의 회복을 넘어 중·장거리 수요까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관광시장은 질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관광수지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역시 3000만명 안팎으로 확대되며 인·아웃바운드 격차는 당분간 1000만명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단순 방문객 수 확대를 넘어 외국인의 체류일수·소비액을 늘리는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순 양적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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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방 거점 공항 활성화, 지역 간 연계 관광상품 개발, 고부가가치 체험형 콘텐츠 확대 등을 올해 한국 관광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얼마나 많이 오느냐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깊게 소비하느냐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며 "콘텐츠·지역·교통·체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한국 관광은 다시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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