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도입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현재 제도 아래에서는 수사가 시급한 사안임에도 행정 절차를 거치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돼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5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 자리에서 "조사 결과 수사가 시급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제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약 11주가 소요된다"며 "3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내면 증거도 다 인멸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특사경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부여 여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권이 부여되더라도 범위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국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모든 범죄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감원이 기획해 조사한 사건 중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 절차에 대한 방안도 설명했다. "저희가 생각하는 안은 금감원과 금융위가 같이 수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라며 "위원회에서 판단해 수사 여부를 결정하고 그 정보를 증선위에 보고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과정이나 결과 등은 바로 증선위에 보고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투명성도 있게 하는 방안으로 금융위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에 대한 확대 구상안도 설명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현행 1개 단위에서 2개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작년 12월19일 진행된 대통령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합동대응단에) 1~2개 팀을 더 만들어 경쟁을 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합동대응단의 경쟁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특히나 포렌식 팀의 별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데 포렌식 때문"이라며 "핸드폰 하나를 포렌식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 단위 조직을 추가로 배치하고 대응단이 포렌식 역량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별도의 포렌식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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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해외 감독당국 공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합동 조사 결과에서 관련 부분이 나오는 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할 부분을 추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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