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직후 혼자 복구에 나선 농민 A 씨
쓰러져 결국 병원으로 긴급 이송
행정의 벽에 부딪혀 또 한 번 '좌절'
경남 산청군 신안면 안봉리에서 감 농사를 짓는 농민 A(77) 씨가 수해 피해를 입어도 신청 기간을 놓쳤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농가는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농장 내 구거(도랑)가 유실되고 물길이 붕괴하는 등 심각한 수해 피해를 보았다.
특히 감 농장 내부 배수로가 무너지면서 농지 복구가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피해 직후 농민은 직접 복구 작업에 나섰다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 농민은 병원에서 수술받고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이후에도 정상적인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해 당시 혼자 농사를 지어온 고령 농민이었고, 병원 입원으로 인해 수해 피해 신고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가족들의 설명이다.
이후 가족들이 뒤늦게 산청군에 수해 피해 신청을 접수하려 했으나, 군은 "수해 피해는 반드시 정해진 기간 내에 접수해야 하며, 기간이 지나 접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수해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로는 피해 신청 기간이 끝났지만, 피해 사실이 명확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신청을 접수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처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감 농장 내 구거(도랑)가 유실돼 제 기능을 상실했고, 농장 내부 물길 또한 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행정 절차상 '신청 기간 경과'라는 이유로 피해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족들은 "수해로 농장이 망가진 것도 억울한데, 복구하다 쓰러져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행정은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다"며 "재난 상황에서 병원에 입원한 농민 A 씨에게 서류 기한을 들이대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고령 농민과 1인 농가가 재난 대응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재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피해 당시 건강 악화나 사고로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한 예외 규정이나 직권 조사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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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예고 없이 발생하지만, 행정은 여전히 '기간'과 '절차'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 속에, 산청군이 현장 실태 조사와 구제 방안 마련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최순경 기자 tkv012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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