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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EW]69년 독점 이후, 자본시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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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 출범과 거래소 경쟁의 의미
관리에서 경쟁으로 전환된 '자본시장'

[THE VIEW]69년 독점 이후, 자본시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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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국 주식시장은 뜨거웠다. 코스피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구조적 변화는 바로 거래소 독점의 붕괴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이래 69년간 한국 자본시장의 유일한 무대였던 한국거래소의 아성이 무너지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플랫폼의 추가가 아니라 시장의 생태계가 관리에서 경쟁으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거래소 간의 경쟁은 언제나 투자자들에게 혁신의 과실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설 거래 시스템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초기 전자 증권 거래 시스템(ECN)들은 기존 거래소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빠른 체결 속도, 저렴한 수수료, 시간 외 거래를 무기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미국 시장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뉴욕증권거래소는 ECN들의 공세에 밀려 호가 단위를 1센트 단위로 쪼개는 '십진법 전환'을 단행해야 했고, 결국 자동화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며 스스로 혁신했다. 오늘날 미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효율성을 갖추게 된 배경에는, 1990년대 말 벌어졌던 치열한 거래소 간의 생존 경쟁이 있었다. 경쟁은 고여 있던 물을 흐르게 했고, 스프레드를 좁혀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한국의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그 파급력은 강력했다. 출범 첫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갔다. 특히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지는 확장된 거래 시간은, 퇴근 후에도 글로벌 뉴스에 반응하고자 하는 한국의 역동적인 개인투자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간파했다. 독점 사업자였던 한국거래소가 부랴부랴 수수료를 인하하고 거래 시간 연장을 검토하게 만든 것은 전형적인 '메기 효과'다.


[THE VIEW]69년 독점 이후, 자본시장의 선택 경쟁은 고여 있던 물을 흐르게 했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수문이 열렸지만, 여전히 인위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거래 중단으로 투자자가 곤란해지는 상황은 플랫폼의 실패가 아니라, 경쟁을 수용할 준비가 덜 된 제도의 실패다.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현재 한국 시장이 겪고 있는 혼란, 즉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이 법적 한도인 '시장 전체의 15%'에 도달하면서 인기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는 과도기적 진통이다. 이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은 1998년 사설거래시스템(PTS)을 허용했지만, 초반에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압도적 유동성과 규제 장벽 탓에 고전했다. 그러나 재팬넥스트와 같은 PTS들이 야간 거래와 호가 단위 축소로 틈새를 공략하고, 규제 당국이 최선 집행 의무를 강화하면서 시장은 안착했다. 즉, 투자자의 주문이 여러 거래소 중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체결되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자, 복수 거래소 체제는 혼란이 아닌 효율로 귀결됐다.


지금 한국 시장에 필요한 것은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규제가 아니다. 15% 룰은 독점 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낡은 방파제일 뿐이다. 오히려 거래소 간의 벽을 허물고, 유동성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가장 유리한 곳으로 흐르도록 하는 '스마트 오더 라우팅'의 고도화가 시급하다. 거래가 중단돼 투자자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은 플랫폼의 실패가 아니라, 경쟁을 수용할 준비가 덜 된 제도의 실패다.


거래소 산업은 이제 국가 인프라라는 공공성을 넘어 IT와 금융 서비스가 결합된 거대한 비즈니스 격전지가 됐다. 런던과 프랑크푸르트가 유럽의 금융 패권을 두고 경쟁하듯, 혹은 나스닥이 전 세계 기술주를 흡수하듯, 거래소는 그 자체로 상품이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은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복수 거래소 체제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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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기존 거래소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고, 투자자는 새로운 주문 방식에 적응해야 하며, 당국은 더 정교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그 끝에는 더 낮은 비용, 더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더 투명한 가격 발견 기능이 기다리고 있다. 2026년은 한국 자본시장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루는 원년이 돼야 한다.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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