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제조업 12년 차인 조카는 세 번의 이직을 했다. 한 회사를 20년 이상 다닌 필자에게는 4년에 한 번이라는 이직 횟수가 놀랍기만 한데 요즘 세대에겐 이직이 기본값인 모양이다.
조카의 이직은 청년들의 직장 고민을 꽤 잘 반영하고 있다. 처음 이직한 곳은 지방소재 대기업이었는데 결혼과 육아 문제가 생기자 수도권 중견기업으로 이직했다. 대기업의 근무환경에 익숙했던 조카는 처우 문제로 고민하다가 다시 인근의 대기업 신설 자회사로 옮겼다. 문제는 세 번째 이직 후 표정이 밝지 않다는 것. 생각지도 못하게 상사와의 갈등이 생겼고, 신설 자회사여서 업무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눈치다.
한때 '대퇴사의 시대'라는 말이 있었다. 코로나 직후 IT기업을 중심으로 이직 붐이 일었다. 이때 이직은 몸값을 불리고, 커리어를 상승시키는 기회였다. 지금은 기업마다 채용을 줄이는 '대잔존의 시대'가 됐고 점프업 이직이 쉽지 않아 자칫하면 조카처럼 후회스러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실제 통계를 보니 2023년 기준 상장기업의 이직률은 전년 대비 19.5% 줄었고, 특히 7년 미만 이직률이 대폭 줄었다. 조건 좋은 대기업일수록 2~3년 경력자가 신입으로 지원하니 저연차 경력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이직이 절대 유리하지 않은 시대, 어떻게 해야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오직 연봉 인상이 목표라면 20% 정도는 돼야 후회가 없다고들 말한다. 경력자를 향한 높은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고강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연봉 상승이 없다면 이전 회사와 비교하는 마음이 들고, 승진이나 고과 면에서도 기존 인력에 비해 유리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만약 '성장하는 업종'으로 옮기고 싶다면 연봉이나 지역에 얽매이지 말라는 조언도 있다. '직장은 바꿀 수 있어도 업종은 바꾸기 어렵다'고 하지 않은가. 식품이나 유통 업종에서 반도체로 옮긴다고 해보자. 반도체 밸류체인 안에서 이직하려는 경쟁자들을 이기기 쉽겠는가. 이때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거나,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레벨 다운하는 등 업종 전환을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뻔한 얘기 같지만 이직할 기업과 부서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라는 것. 재무제표상 이익을 내고 있는지, 성장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성장 없는 기업은 마른 수건을 짜내기 마련이니까. 이에 더해 기업 문화, 부서 분위기 등 면밀하게 알수록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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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은 취업의뼈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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