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대대적 예산 삭감 속 폐관 결정
NASA 예산 25%↓…작년 도서관 3곳 폐관
"역사 잃어버리면 같은 실수 반복하게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예산 삭감 기조로 인해 미 항공우주국(NASA) 최대 규모의 연구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 연합뉴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메릴랜드주 그린벨트 시에 위치한 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도서관이 오는 2일 운영을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 역사에서 고더드 센터의 무게감은 크다. 고더드 센터는 지난 1959년 설립돼 허블 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개발 등 프로젝트를 지휘하며 NASA의 중요 캠퍼스 역할을 해왔다. 이곳 도서관에는 수만권의 도서, 문건, 학술지 등이 소장돼 있다. 장서고에는 1960∼1970년대 구소련 로켓 과학자들의 임무 기록을 담은 서적과 과거 NASA 임무 과정에서 수행된 실험 문건 등 희귀한 역사 자료도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더드 센터 도서관 폐관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고더드 센터의 민간 계약업체는 지난해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한 정부효율부(DOGE)의 예산 감축 여파로 인력이 3분의 1 이상 줄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6월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NASA 예산은 약 25% 삭감됐으며, 특히 기후·지구과학·태양계 탐사·천체물리학을 포함한 과학 부문 예산은 73억달러에서 39억달러로 절반 가까이 삭감했다.
NASA는 지난 2022년 이후 전국에서 도서관 7곳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3곳의 문을 닫았다. 고더드 센터 도서관이 폐간되면 주요 도서관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에임스 연구센터와 패서디나의 제트 추진연구소,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글렌 연구센터가 남게 된다. NASA는 고더드 센터 도서관 외에도 오는 3월까지 1270에이커(약 5.1㎢) 규모의 캠퍼스 내 건물 13곳과 과학·공학 연구실 100여 곳의 문을 닫을 예정이다.
다만 NASA 측은 "폐관이 아니라 통합"이라며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부터 계획된 조치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설을 합쳐 연간 1000만달러(약 144억 7000만원)를 절감하고, 유지보수 비용 6380만달러(약 923억 1860만원)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노조와 메릴랜드주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정부가 센터 내 인력이 거의 없었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기간을 틈타 졸속으로 폐쇄 추진을 강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주선 시험용으로 설계된 특수 장비들까지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NYT에 "트럼프 정부는 지난 1년간 NASA 인력을 공격하고 우주 탐사 노력을 위협해왔다"며 "고더드의 핵심 임무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조치에도 계속해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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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더드 센터에서 퇴직한 행성 과학자 데이브 윌리엄스는 "오래된 자료들은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되지 않았으며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며 "역사를 잃어버리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제이컵 리치먼드 NASA 대변인은 "향후 60일간 중요 자료를 정부 수장고에 보관하고 나머지만 처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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