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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척 살게" 트럼프도 탐내는 '세계 최고 기술력' 핀란드의 쇄빙선[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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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간 쇄빙선 설계 기술 집중, 아커 아크틱
설계→시험→운항→분석→개선, 또다시 설계
100척 이상 선박에 설계 솔루션 제공

편집자주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각각 세계 2위(2022년)와 4위(2020년)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10년간 연평균 6.1%에서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0.5%로 크게 낮아졌다. 혁신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인 '혁신기업'의 생산성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면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산업계가 혁신 DNA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외 유명 기업들이 앞서 일군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침체된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마중물은 혁신기업이 될 것이다.

미국이 핀란드로부터 쇄빙선을 11척 구매한다고 발표하자 핀란드산 쇄빙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 대놓고 쇄빙선 기술을 전수해달라고 말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쇄빙선 건조 경험이 부족한 미국은 11척 중 4척은 핀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7척은 핀란드와 공동으로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사들도 쇄빙선을 건조할 때 핀란드 이 회사의 설계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 헬싱키에 위치한 '아커 아크틱(Aker Arctic)'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커 아크틱은 쇄빙선 및 빙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일각에선 전 세계 쇄빙선의 대부분을 개발 및 설계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한다. 한국 '아라온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쇄빙선의 설계도 아커 아크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척 살게" 트럼프도 탐내는 '세계 최고 기술력' 핀란드의 쇄빙선[기업연구소] 아커 아크틱 연구진들이 모형 시험 연구소에서 쇄빙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아커 아크틱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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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쇄빙 설계 담당 연구센터였던 아커 아크틱은 2005년 독립 회사로 출범하면서 쇄빙선 설계에만 집중해 20년 외길을 걸었다. 1930년대부터 발전시켜 온 핀란드 조선소의 쇄빙 기술과 1960년대 만들어진 쇄빙모형시험소(Wartsila Ice Model Basin)를 기반으로 꾸준하게 기술력을 향상해왔다. 아커 아크틱은 현재도 쇄빙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모형 시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첨단 기술력을 자랑한다.


아르토 우스칼리오(Arto Uuskallio) 아커 아크틱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책임자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수십 년에 걸쳐 100척 이상의 선박에서 검증된 설계 솔루션, 700회 이상의 빙해 수조 시험 데이터, 150회 이상의 실선 계측 캠페인을 진행해왔다"면서 "광범위한 운항 피드백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지식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쇄빙선은 고도의 기술력은 물론 오랜 경험이 없으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다. 우스칼리오 총괄은 "아커 아크틱의 목표는 모범 사례를 이해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식별해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사례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면서 "설계→시험→운항→분석→개선→설계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순환은 모든 프로젝트에서 지속적인 향상과 혁신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커 아크틱은 쇄빙선을 비롯해 화물선, 유조선, 극지 연구선, 유람선 등 빙상에서도 독자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다양한 선박 설계에 특화돼 있다. 쇄빙 시험만 할 수 있었던 기관으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확장할 수 있었다. 우스칼리오 총괄은 "1990년대 소련의 붕괴로 쇄빙선 시장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그 기간 핀란드 조선소들은 크루즈선 분야에서 강세를 유지했으며, 당시의 경험으로 아커 아크틱는 전 세계의 여러 프로젝트와 조선소들을 지원할 수 있었고 사업 영역도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1척 살게" 트럼프도 탐내는 '세계 최고 기술력' 핀란드의 쇄빙선[기업연구소] 2021년 초, 아커 아크틱은 시스팬 밴쿠버 조선소 및 캐나다 해안경비대와 긴밀히 협력하여 다목적 쇄빙선 개발 에 착수했다. 다목적 쇄빙선 중 하나가 얼음을 가르며 항해하고 있다. 아커 아크틱 홈페이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고 해서 만족하지 않는다. 아커 아크틱은 핀란드의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인 블루테크(Bluetech Finland)를 지난해 5월 인수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전체 수행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설계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세웠다. 우스칼리오 총괄은 "블루테크는 아커 아크틱의 쇄빙 노하우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탁월한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초기 개념 설계부터 상세 설계에 이르는 완전한 설계 체인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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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커 아크틱은 때로는 매출의 20%가 넘는 비용을 R&D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아커 아크틱의 매출은 1500만 유로(약 255억원) 이상이다. 기술 전문가 수는 56명이다. 우스칼리오 총괄은 "R&D는 사업의 중추이기 때문에 매년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비상장 기업으로서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순 없지만, 북극 기술 분야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 부분이 연구와 모형 시험 및 설계 도구 개발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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