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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1년…"'K-조선'으로 美 핵잠 공급망 공백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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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경영진 간담회 개최
상선·군함 넘어 핵잠 건조 중장기 목표 공식화
美 핵잠 목표는 연 2척 건조…현실은 1.2척 그쳐
앤더슨 "기존 설계 활용해 단기간 내 생산 확대"
웡 "필리조선소, 美 동맹 핵잠 역량 강화 뒷받침"

지난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네이비 야드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 길이 330m, 폭 45m의 4번 도크(선박건조장)에서는 국가안보 다목적선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고, 바로 뒤편에선 컨테이너선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불과 5개월 전까지만 해도 한 개 도크에서 한 척의 선박만 건조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한 척 반'을 나란히 건조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성이 개선됐다. 한화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약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해 연간 건조 능력을 기존 1~1.5척에서 20척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한화 필리조선소 출범 1년을 맞아, 한화가 상선과 군함을 넘어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건조 역량까지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공식화했다.


한화 필리조선소 1년…"'K-조선'으로 美 핵잠 공급망 공백 메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네이비 야드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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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1년…"'K-조선'으로 美 핵잠 공급망 공백 메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네이비 야드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필리조선소에 美 핵잠 건조 역량 구축"

미 해군 장성 출신인 톰 앤더슨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부문 사장은 22일 열린 미디어 대상 경영진 간담회에서 "버지니아급 잠수함 이미 검증된 설계를 기반으로 시간과 노력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며 미 해군 핵잠 건조 인프라 구축 구상을 밝혔다. 간담회에는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와 알렉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 책임자(CSO)도 참석했다.


버지니아급 핵잠은 미 해군이 장기간 운용·건조해온 검증된 함형으로, 새로운 설계 없이 기존 설계를 활용해 단기간 내 생산량 확대가 가능하다는 게 앤더슨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버지니아급 핵잠 전문 인력은 미국 내에서 채용하고, 잠수함 건조 경험이 풍부한 한국 숙련공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필리조선소가 현재 버지니아급 핵잠을 건조 중인 코네티컷과 버지니아 두 조선소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협업과 부품·모듈 운송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화 필리조선소 1년…"'K-조선'으로 美 핵잠 공급망 공백 메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톰 앤더슨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부문 사장(왼쪽)과 알렉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 책임자(CSO)가 미디어 대상 간담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핵잠 생산 거점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미국의 구조적인 핵잠 생산 병목 문제가 있다. 미국은 2054년까지 버지니아급 핵잠 66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 24척이 취역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간 2척가량 건조해야 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연 1.2척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협력에 따라 호주에 3~5척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과 기존 함정 정비 지연까지 겹치며, 2030년대 전력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조선소는 미국 핵잠 생산 병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해군 차세대 호위함 건조 계획을 언급하며 한화를 직접 거론한 것도, 필리조선소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상선·군함 동시 건조로 단계적 확장…"美 동맹 핵잠 역량 강화 뒷받침"

알렉스 웡 CSO는 "핵잠은 현존하는 해양 전력 가운데 가장 전략적으로 우월한 수단"이라며 "미국은 자국뿐 아니라 동맹국의 핵잠 역량 강화에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9월 출범한 AUKUS 협정을 언급하며 "동맹국의 핵잠 역량 확대와 신규 설계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라고 설명하고,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핵잠이 글로벌 동맹국 수출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준비가 갖춰지면 필리조선소는 핵잠 건조 역량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향후 10년 안에 핵잠 선체와 원자로 개발 계획을 밝힌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핵잠을 건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화는 "한국 핵잠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미국 핵잠은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각각 건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필리조선소가 핵잠 건조에 본격 나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현재 미국 내 핵잠 건조 조선소는 두 곳뿐이며, 전용 도크와 전문 인력 확보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한화는 단계적인 인력 확충과 시설 투자, 한국 조선업 공급망 활용을 통해 건조 일정 단축과 효율성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데이비드 김 CEO는 "상선 분야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군 함정 등 군용 선박 건조 역량도 함께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상선과 군함을 동시에 건조하며 기술과 인력을 축적한 뒤, 핵잠 건조 역량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핵잠 건조 과정에서 핵연료와 관련된 원자로 구획은 미국 정부가 직접 제공·관리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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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서 핵잠 건조가 현실화되면 국내 조선 협력사들의 공급망 편입과 기술 축적을 통해 한국형 핵잠 도입과 기술 자립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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