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창 '쿠팡 탈퇴' 검색하니
"회원 탈퇴 완료됐다" 화면 노출
구글 크롤링 정책 탓으로 보여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최근 구글 검색창에 '쿠팡 탈퇴'를 검색했다. 쿠팡 사이트와 연결된 '회원탈퇴' 페이지에 접속하니 "쿠팡 회원 탈퇴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박씨는 해당 화면을 보고 탈퇴된 것으로 오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쿠팡에 가입된 상태였다. 박씨는 "쿠팡이 탈퇴를 못하게 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쿠팡 회원 탈퇴 과정이 복잡하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검색 사이트에서 탈퇴 방법을 검색할 경우 '탈퇴 완료' 화면으로 바로 연결돼 소비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글 검색창에 '쿠팡 탈퇴하기'를 검색하면 '회원 탈퇴'라는 제목이 적힌 쿠팡 사이트가 검색된다. 해당 링크를 클릭해 접속하면 탈퇴 방법이나 진행 과정을 안내하는 대신 "쿠팡 회원 탈퇴가 완료됐습니다"라는 안내 화면이 노출된다. 이같은 화면은 자동 로그인 상태에서도 동일하게 노출되고 있다.
이는 구글의 크롤링 정책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구글 크롤링 정책은 구글이 자동으로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웹페이지를 읽고, 수집된 페이지를 검색 결과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쿠팡은 본인인증, 쿠팡 이용내역 확인, 설문조사, 회원탈퇴 등 4단계로 이어지는 회원 탈퇴 과정을 거치는데 마지막 단계 페이지가 검색 결과로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컬리와 SSG닷컴 등 경쟁 e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검색 사이트에서 '탈퇴'를 검색하면 안내 페이지로 이동된다. 구글 검색창에 '컬리 탈퇴'를 검색하면 상단에 이용약관과 개인정보처리방침 페이지로 넘어가 탈퇴 절차를 확인할 수 있다. SSG닷컴은 고객센터 자주 찾는 질문 페이지와 연결돼 탈퇴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 검색창에 '쿠팡 탈퇴' 검색어를 입력하면 '쿠팡의 이용 약관' 페이지가 상단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탈퇴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쿠팡 탈퇴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는 글들이 공유되고, 탈퇴 절차가 복잡하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쿠팡 회원 탈퇴 과정은 '회원정보 확인→비밀번호 입력→회원 탈퇴 버튼 클릭→비밀번호 재입력'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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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다크패턴'을 사용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다크패턴이란 의도적으로 절차를 복잡하게 해 소비자가 탈퇴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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