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관세·감세 정책 성과 강조
Fed 통화정책 정명 비판
"시장 좋을 때 금리 내려야"…Fed 의장 인선 기준 못 박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4%를 웃돈 것과 관련해 자신의 관세 정책과 정부 운영 성과 덕분이라고 평가하며, 자신의 경제 철학에 동의하는 인물을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날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GDP가 4.3%를 기록하며 예상치였던 3.2%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4.3% 성장했다. 이는 2분기 성장률(3.8%)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비자 지출은 강력하고, 수입과 무역적자는 감소해 순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없고,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 불리는 내 세금 법안과 관세 정책 덕분에 투자가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이 성장률을 과소평가했다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61명 중 60명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몇몇 다른 천재들은 정확히 예측했다"며 현 경제 성과를 '트럼프 경제의 황금기(The Trump Economic Golden Age)'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시장과 관련해 Fed의 통화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요즘 시장은 좋은 경제 지표가 나와도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잠재적'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 우려로 하락한다"며 "이는 월가 수장들의 사고방식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한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음'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월가에서는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Fed가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해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경제 지표 부진하면 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해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처럼 호재에 하락하고 악재에 상승하는 시장 흐름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Fed 의장 인선 기준이 금리 인하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난 새 Fed 의장이 시장이 잘 돌아갈 때 금리를 낮추길 원한다"며 "좋은 뉴스에는 오르고 나쁜 뉴스에는 내리는 시장을 원한다. 그것이 마땅하고 예전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스스로 해결될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언제든 적절한 시점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똑똑한 척 하는 책상물림(eggheads)들이 모든 힘을 다해 상승 곡선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국가는 결코 경제적으로 위대해질 수 없다"며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결코 Fed 의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Fed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분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Fed가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과 비교해 금리 인하 측면에서 훨씬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인공지능(AI) 확산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에는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3분기 성장률 가운데 약 1.5%포인트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적자 감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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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싯 위원장은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와 함께 차기 Fed 의장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차기 Fed 의장 후보로 3~4명을 면접 중이라며, 향후 몇 주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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