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만3000명 성금 참여
"내가 자격 있나…함께 뭉쳐 생명 구하자"
호주 시드니 해변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맨손으로 총을 빼앗아 더 큰 피해를 막은 '시민 영웅'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가 24억원이 넘는 성금을 받았다.
연합뉴스는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시드니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아흐메드가 온라인에서 모인 250만호주달러(약 24억4000억원) 이상의 성금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모금 활동을 주도한 재커리 데레니오스키는 이날 아흐메드의 병실을 찾아 수표를 전달했다. 수표를 받은 아흐메드는 "내가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고, 데레니오스키는 "한 푼도 빠짐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를 위한 모금에는 미국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이 10만호주달러(약 9800만원)를 기부하는 등 전 세계에서 4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아흐메드는 "내가 사람들을 구한 것은 진심에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는 세계 최고의 나라"라며 "신이시여. 호주를 지키소서"라고 덧붙였다.
기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는 "모든 인류가 서로 뭉쳐야 한다"며 "모든 나쁜 일은 잊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4일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에서는 유대교 전통 축제 '해변 하누카(Hanukkah)' 행사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5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아흐메드는 맨몸으로 총을 든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 격렬한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팔과 손에 각각 한 발의 총상을 입은 그는 수술받고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아흐메드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이민자로 2006년께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이주해 호주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6살·5살 두 딸을 키우며 현지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평범한 시민인 그가 보여준 용감한 행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전 세계 누리꾼들은 "진정한 영웅"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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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치인들도 그의 행동에 경의를 표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6일 아흐메드의 병실을 방문해 위로를 전하며 "진정한 호주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기자들에게 "아흐메드는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 나라가 분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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