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매입 병행, 기업가치 3000억 육박
3년 연속 흑자 행진…내년 IPO '속도'
인도 시장에서 소액대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어피닛(구 밸런스히어로)이 상장을 앞두고 실탄 확보에 성공했다. 최근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 결정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닛은 이번 달 말 3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한다. 지난 8월 펀딩에 착수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이번 라운드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VC들이 참여했다.
투자는 신주 발행과 구주 매입이 혼합된 구조로 진행된다. 투자금 일부는 기존 주주 지분 인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평가한 어피닛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중반에서 최대 3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전환사채(CB) 발행 당시 인정받았던 22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 유치로 어피닛의 누적 투자액은 약 1000억원대 중반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투자 유치의 주요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재무지표 개선세가 꼽힌다. 2014년 설립된 어피닛은 2022년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데 이어 2023년 160억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22% 오른 3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어피닛이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한 점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모델 측면에서는 인도 시장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 방식이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어피닛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의 대안신용평가(ACS) 시스템을 통해 인도 인구 중 신용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결제·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정교하게 신용도를 산출함으로써 저신용자들도 쉽고 빠르게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대출 문턱을 낮춰 현재까지 누적 대출액이 1조원을 넘어 인도 현지 시장 내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금융 사업이라는 리스크 우려를 실적으로 정면 돌파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며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검증받은 만큼 상장 과정에서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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