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 위원장, 산내면 풍력발전 절차 하자 지적…"기업 편의 행정" 성토
최영기 의원 '중장년 고독사' 경고, 정종문·김항규 의원 등 시정 혁신 촉구
경주시의회가 시정의 주요 현안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18일 열린 제294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과 소외된 복지 사각지대, 그리고 지지부진한 도시 브랜드 사업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집행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시민 땅을 기업에게?"…박광호 위원장, 풍력발전 행정 '직격탄'
박광호 문화도시위원장은 산내면 내일리 시유지 내 풍력발전시설 조성 과정에서의 '행정 절차상 중대 하자'를 조목조목 짚었다.
박 위원장은 해당 부지가 경주시가 3년에 걸친 소송 끝에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되찾은 땅임을 상기시키며, "불과 몇 달 만에 관리 부서가 바뀌자마자 과거의 판결 취지와 기존 용역 결과는 무시된 채 기업을 위한 진입로 개설 동의안이 상정됐다"고 성토했다.
특히 관련 부서의 '대부 불가' 의견에도 불구하고 담당 과장 전결로 '대부 가능' 공문이 발송된 점을 언급하며, "공익보다 기업 편의를 우선시하는 행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복지·인프라·도시 정체성…사각지대 놓인 현안 산적
행정 비판 외에도 지역 내 소외된 이슈들에 대한 정책 제언이 잇따랐다.
최영기 의원은 경주시 1인 가구 비중이 46%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혼·실직 등으로 위기에 처한 '중장년층 1인 가구'가 노인·청년 위주의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고독사 위험군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경고하며 실태조사와 전용 지원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도시 인프라와 정체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종문 경제산업위원장은 1500억 원 규모의 '동천~황성 도시숲길 조성사업'의 행정 중복과 혼선을 경계하며 동천 지하차도의 조기 철거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항규 의원은 "APEC 개최 도시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관문"을 지적하며, 신라 천년 수도의 품격을 보여줄 랜드마크형 관문 조성을 주문했다.
◆2조3880억 규모 추경안, 현미경 심사 끝에 '수정 가결'
한편, 이번 본회의에서는 2조3880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중 불요불급하다고 판단된 5억5500만 원을 삭감해 예비비로 계상한 수정안이 의결됐다.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2025년도 제3회 기금운용계획변경안'과 2건의 조례안, 1건의 동의안, '위원 추천의 건', '의사일정 변경동의의 건」'등 7개 안건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으며, '의사일정 변경동의의 건'이 부결됐다.
이어진 시정질문에서는 최재필·한순희·김동해 의원이 각각 치매 복지, 체육시설 활용도, SMR 국가산단 추진 상황 등 민감한 지역 현안을 점검하며 집행부를 압박했다.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은 "의원들이 제기한 절차적 문제와 정책 제언은 모두 시민의 목소리"라며 "집행부는 이번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잘못된 행정은 바로잡고 미비한 정책은 즉각 보완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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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는 오는 19일 제4차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의 마지막 정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최대억 기자 c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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