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의장, 한국 국회 노골적으로 무시"
"외국 대표 내세워 '영어 듣기평가' 만들어"
"정부, 쿠팡 최고 수준 규제 적용 천명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8일 "어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는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 깊은 수치로 남을 장면이었다"며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태도는 한국 국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370만명에 달하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책임자인 김 의장은 '글로벌 CEO로서의 공식 일정'을 이유로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며 "그는 미국 SEC 공시에서 한국 사업의 최고 운영 의사결정자로 명시된 인물이며 쿠팡 Inc 의결권의 74.3%를 보유한 실질적 지배자"라고 했다.
이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문제 발생 시 미국 의회에 직접 출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김 의장의 태도는 한국 국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쿠팡은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외국인 신임대표와 CISO를 증인으로 내세워 청문회를 사실상 '영어 듣기평가'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전날 청문회에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만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에 여야 위원들은 쿠팡이 한국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외국인 임원들만 내세워 의례적 답변만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모든 질의응답이 교차 통역으로 진행되며 청문회 흐름은 반복적으로 끊겼고, 핵심 질문에는 동문서답만 이어졌다"며 "제가 김 의장이 왜 출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신임대표는 '여기 오게 되어 기쁘다(Happy to be here)'는 답변을 내놨다. 책임 있는 해명을 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쿠팡의 이중 잣대"라며 "쿠팡은 청문회 하루 전 이번 사고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하면서 '중대한 사고는 아니다'고 설명했다"며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이 중대하지 않다면 도대체 무엇이 중대한 사고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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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국회는 이미 김 의장 등에 대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고발을 의결했다"며 "이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중대한 법 위반이자 국민 신뢰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쿠팡에 대해 최고 수준의 규제와 제재를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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