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투자 감소세 지속
유동성 악화에 내수 경기 위축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환율 악재로 작용할 수도"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19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 경기를 대표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11월 전년 동월 대비 1.3%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中 고정투자, 연간 기준 '감소' 전망…30여년 만에 처음"
여기에 주택시장 부진도 심화됐다. 박 연구원은 "주택시장은 내수 경기의 또 다른 가늠자 역할을 한다"며 "신규 주택가격 하락세가 44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주택가격과 판매 등 주요 지표에서 개선 조짐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지표도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고정투자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하락폭까지 키우는 중이다. 올해 중국 고정투자가 연간 기준으로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부동산투자가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투자를 지탱했던 제조업 투자마저 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9% 수준에 머물렀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고정투자가 이처럼 감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 현상"이라며 "투자과잉 혹은 부채 리스크가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면서 이제는 투자 사이클이 과소 투자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동시에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국면에 진입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發 유동성 위기까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Vanke)'의 유동성 위기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완커는 지난 15일 만기 예정인 채무 상환을 1년 연장하려 했지만, 채권자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박 연구원은 "완커가 헝다와 같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을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기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는 완커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한다면 내년 중국 성장률은 최대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방관하지 않을 수 있어 당장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설사 완커가 채무 연장에 합의하더라도 유동성 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부동산 투자 감소세 지속 등으로 내수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내년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가 더 이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국가인 만큼 직간접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시장 및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악재"라며 "즉,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 현상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추가 이탈할 수 있고, 원화 환율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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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가 더욱 강화될 여지도 크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더욱 공세적으로 수출하는 경향이 강화된다면,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다소 무시됐던 중국 경기 둔화 및 부채 리스크가 내수 부진 현상 심화와 또 다른 유동성 위기로 증폭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해야 할 위험 요소"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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