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지구 성과에도 논의 없는 예산 전액 삭감 결정은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할 교육 기회를 날린 것이다."
경남교육청이 16일 도의회 제42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의결된 '인구감소 위기 대응 미래교육지구 운영'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인구감소 위기 대응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이 일대일 대응투자로 지원될 예정이었다.
앞서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이에 대해 사업 내실화와 지자체 투자 확약 등을 조건으로 원안 가결했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당위성 부족 등으로 전액 삭감했다.
이후 도의회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26억 3626만원 전액 삭감이 확정된 2026년도 경상남도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이 통과됐다.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지난해 사업 운용 근거가 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교육 중립성 훼손, 사상 및 가치교육 시행, 강사 채용 및 관리 기준 부실 등의 이유로 폐지돼 관련 예산이 모두 삭감되기도 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경남도의회 제42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미래교육지구 예산 전액 삭감이 포함된 2026년도 경남도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 통과 직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세령 기자
이날 예산안 처리에 대해 도 교육청은 입장문을 내고 "미래교육지구 예산 삭감은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란 정부 정책 기조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그간 교육의 다양성 확대와 교육 기회 제공을 통한 학생들의 미래 역량 함양, 지역 특색을 반영한 현장 탐방 프로그램 제공 및 학교와 마을 연계를 통한 교육과정 질 제고, 지역 교육력 향상으로 인한 학교와 마을의 발전, 학교와 지역교육의 공공성 확대 등 지역교육 발전에 기여도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식 질의나 정책적 토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건 단순한 예산 삭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성과에 대한 검증과 숙의라는 의회의 기본 기능이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라고 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예산안 처리 직후 도의회에서 "이번 예산안에서 교육감 포괄사업비까지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 여러 의원에게 의례적으로나마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못하는 점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달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어릴 적 집안 잔치 때 술 취한 친척이 자신에게 싼 오줌을 다 맞았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가 놀라서 일어나거나 불을 켜서 어른들이 다 그 모습을 봤다면 그 어른이 미안해하고 더 복잡한 상황이 일어날 것을 염려해 걱정이 돼서 그 오줌을 다 맞았다"며 "오늘을 포함해서 지난 4년을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냈다. 내가 교육감을 너무 오래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후 박 교육감은 입장문에서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특정 사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경남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방향이며,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90% 이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었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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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래 교육은 마을의 선한 자원을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학교에서 지역으로 배움을 확장해야 하며, 경남교육청은 학교, 지역과 함께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책임지는 정책은 계속 추진돼야 할 교육정책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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