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부부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
미저리·어 퓨 굿 맨 등 다수의 작품 연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로맨스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 롭 라이너가 아내 미셸 싱어 라이너와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피플(People)과 CNN 등 외신은 라이너 부부가 자택에서 피살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경찰이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국(LAFD)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캘리포니아주 브렌트우드에 위치한 롭 라이너의 자택으로 출동했다. 현장에서는 78세 남성과 68세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사망해 있었으며, 경찰은 이후 신원 확인을 통해 이들이 롭 라이너 감독과 그의 아내 미셸 싱어 라이너임을 공식 확인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플은 복수의 취재원을 인용해 이 부부를 살해한 용의자가 아들 닉 라이너라고 보도했다. 닉 라이너는 2016년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10대 초반부터 시작된 약물 중독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독이 악화하며 거리 생활을 하게 됐고, 약 15세 무렵부터 재활 시설을 오갔으나 점차 가족과 멀어졌으며, 여러 주를 떠돌며 상당 기간 노숙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LAPD는 "현재 닉 라이너는 소재 불명 상태"이며, "유력 용의자로 라이너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조사 중인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롭 라이너와 미셸 부부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을 전하게 되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갑작스러운 상실로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며, 이 믿기 힘들 만큼 어려운 시기에 사생활을 존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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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라이너는 '스탠 바이 미(1986)'에 이어 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한지에 대한 유쾌한 고찰을 담으며 명성을 크게 얻었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를 연출했다. 이어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미저리(1990)'로 주연 배우 캐시 베이츠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고, 톰 크루즈 주연의 법정 드라마 '어 퓨 굿 맨(1992)'에서는 "자넨 진실을 감당할 수 없어! (You can't handle the truth!)"라는 영화 역사상 유명한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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